'미신의 목소리' 빠져든 일제강점기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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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5월3일 밀양강에는 시신이 든 관 하나가 떠 있었다.
그해 4월 경남 밀양에 사는 진경천의 딸 순덕이 마진으로 사망하자 공동묘지에 매장했는데, 연이어 장녀와 차녀까지 마진에 걸리고 말았다.
이를 본 점쟁이가 땅에 매장한 순덕의 시신을 수장해야 두 아이가 살 수 있다는 말을 했고, 정씨는 순덕의 관을 밀양강에 띄웠던 것이다.
신간 '미신의 연대기'는 일제강점기의 신문기사와 재판기록 등을 토대로 당대 사회가 미신을 어떻게 봤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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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5월3일 밀양강에는 시신이 든 관 하나가 떠 있었다. 그해 4월 경남 밀양에 사는 진경천의 딸 순덕이 마진으로 사망하자 공동묘지에 매장했는데, 연이어 장녀와 차녀까지 마진에 걸리고 말았다. 이를 본 점쟁이가 땅에 매장한 순덕의 시신을 수장해야 두 아이가 살 수 있다는 말을 했고, 정씨는 순덕의 관을 밀양강에 띄웠던 것이다. 이는 사체를 멸각하는 방식으로 사자와 생자를 분리하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매장을 중심으로 하는 장법 체계에서 화장이나 풍장, 수장은 불운한 죽음을 처리하는 장법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신간 ‘미신의 연대기’는 일제강점기의 신문기사와 재판기록 등을 토대로 당대 사회가 미신을 어떻게 봤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종교학을 전공한 저자는 날것의 자료를 통해 미신을 따르는 목소리와 거부하는 목소리의 실체를 파헤쳐 본다.
저자는 미신에 대해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 혹은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의 믿음”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미신은 일상에서 별다른 잡음 없이 소통되는 언어이기도 하다. 저자는 “학문세계에서 미신은 매우 불투명하고 모호한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도 “학문은 흐릿한 삶을 맑게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미신의 경우엔 정반대였다”는 해석이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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