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서 기회 찾는 산업계..북미 조직 신설·강화 잇달아

이인준 2021. 12. 1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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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반도체·에너지 등 주요 기업 최근 美 사업조직 격상
한미 경제 공조 강화 속 '미래 준비' 발 빠른 대응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산업계가 최근 미국 조직을 잇달아 신설·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그룹 등은 최근 임원 인사를 통해 북미 지역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미 정부의 적극적인 제조업 자국 유치 움직임 속에 한·미 경제 공조가 강화되면서 재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2022년도 사장단 인사에서 반도체(DS) 미주총괄(DSA·Device Solutions Americas) 담당에 강인엽 사장을 임명했다. DSA 담당에 사장급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DSA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선행 연구조직으로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혁신을 선도하는 전진 기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미주총괄 담당 수장을 격상한 것을 두고 북미 시장 공략 강화에 앞서 관련 조직에 힘 싣기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약 20조원(170억 달러)을 들여 미국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설립을 확정지었다. 반도체 업체들의 첨단 기술 경쟁과 합종연횡,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등으로 업계가 혼란한 분위기 속에서도 반도체 신기술 발굴과 신시장 창출이라는 미래 준비를 위해 조직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도 이에 화답했다.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 테일러 독립교육구 등이 세금 감면을 약속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미국 측으로부터 받는 직간접적인 지원이 40억 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앞서 미국 출장길에 DSA에 직접 들러 북미 지역 조직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곳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연구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SK그룹, 미국 조직 신설·강화…적극 행보

SK하이닉스는 최근 사장단 인사를 통해 미주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등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미주사업 조직은 SK그룹의 미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특히 낸드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유수의 ICT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설한 미주사업 조직은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가 겸임한다. 조직 산하에는 '미주R&D' 조직을 함께 만들어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힘을 모은다.

또 SK E&S도 에너지 사업 확장을 담당할 에너지솔루션사업 현지법인 패스키(PassKey, Inc.)를 지난달 신설했다. 이 조직은 유정준 SK E&S 부회장이 직접 담당을 맡아 시장 공략의 중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LG·SK 배터리 업계…미국 내 투자를 늘리며 현지 생산능력 확충

LG에너지솔루션은 약 5조원을 투입해 미국 내에 독자 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SK온과 포드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89억달러(약 10조5000억원)를 들여 배터리 공장 3곳을 짓기로 한 상태다. 삼성SDI가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손잡고 미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현지 생산과 생산 설비 확충을 비롯해 수소, 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5년간 총 74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발표 한 바 있다.

재계가 미국 투자를 늘리고 조직 강화에 나서는 배경은 공급망 재구축에 나선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산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이후 '미국우선주의(Made in America)에 기초한 4대 핵심품목(배터리, 반도체, 핵심광물·소재, 의약품) 공급망 재구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산업계도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경제 확산과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미중 무역갈등 등에 따라 반도체, 배터리 분야에서 대미 직접투자와 수출을 늘리는 추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최근 발간한 '최근 5년 대미·중 해외비즈니스 변화와 과제'에 따르면, 올해 대미(對美)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0%로, 지난 2004년(16.9%) 이래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요 기업 총수들도 미국 방문이 잦아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글로벌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총수들이 직접 각국을 방문해 직접 고객사와 만나는 등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월 말 미국을 다녀온 데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달 초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시장을 점검하고 내년도 사업 전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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