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요산 수치 낮추는 치료 꾸준히 해야 재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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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클리닉
통풍(痛風)은 몸속에서퓨린 대사의 최종 산물인 요산의 농도가 올라가 혈액에 녹지 않고 요산 결정(結晶)으로 바뀌면서 관절 속이나 관절 주변에 침착하게 되고, 이를 인식한 면역세포들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즉 포화상태에서 요산이 결정으로 쌓이는 것이 문제다. 이로 인해 급성으로 발적, 부종, 통증 등의 증상이 생긴다. 특히 통증은 ‘바람에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심하다.
통풍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0.5~10%까지 다양한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2017년에 보고된 바로는 2%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엄지발가락 뿌리·발목 관절에 빈발
그러다 급성 통풍이 발생하면 주로 엄지발가락의 뿌리 부분이나 발목 같은 관절 부위에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료하지 않아도 5~7일 정도 지나면 자연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급성 통풍이 발생할 때만 치료를 받는 것이 문제가 된다. 급성 통풍이 발생해도 요산을 떨어뜨리는 근본 원인에 대해 치료를 하지 않으면 빈도가 점점 잦아지게 된다. 또 이후에는 덩어리가 침착해 만성적으로 염증이 진행되는 만성 결절통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통풍을 겪은 환자들은 평상시에 요산 수치를 조절하는 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
통풍과 관련된 기사는 주로 여름에 시원한 치맥 사진과 함께 많이 접하게 된다. 다른 계절에는 관련 기사나 콘텐트를 보게 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런데 통풍은 사실 어느 계절에나 발생할 수 있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실제로 국내 환자 2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급성 통풍이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은 3월, 계절로는 봄이다.
두 번째 치료법이 꼭 강조하고 싶은 요산 저하 치료다. 평상시에 요산 수치를 낮게 떨어뜨려야 급성 통풍이 발생하지 않는다. 보통 치료의 일반적인 목표는 요산 수치를 정상범위의 상한치보다 약간 낮은 6㎎/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다. 주로 요산 수치가 높아지는 원인은 요산 배설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제의 경우 요산을 생성하는 ‘잔틴 산화제’라는 효소를 억제하는 약제가 1차 치료제로 쓰인다. ‘알로퓨리놀’이나 ‘페북소스타트’라는 성분의 약제가 다양한 상품명으로 있고, 하루에 한 번만 복용하면 된다. 적은 용량으로 시작해 혈청 요산 농도를 충분히 낮출 때까지 증량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진료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요산 저하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간이나 신장이 망가진다’는 말을 듣고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 오히려 신장 수치가 높아지고, 요산 결절이 많이 발생하게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 오셔서 수술적 제거를 받게 된 환자들이 적지 않다. “독한 약을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느냐!”라며 약을 피해가려 하지만, 약을 꾸준히 드시는 것이 오히려 통풍 발작 없는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약물 치료법 겁내다가 수술할 수도
이차적으로 요산이 높아지는 경우, 즉 특정 약제에 의한 것이라든지, 항암 치료 등과 관련된 고요산 혈증일 때 통풍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는 오히려 원인이 있는 시기에만 단기적으로 약을 복용해도 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약제 복용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주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2005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홍보부장을 맡고 있다. 통풍, 강직성 척추염, 쇼그렌증후군, 류머티즘 관절염 등이 전문분야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우수구연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류마티스학회 교육수련간사, 보험위원, 통풍연구회 운영위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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