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통·번역 위해 우리는 이렇게 해요 [책과 삶]
[경향신문]
번역하는 마음
서라미 지음
제철소 | 304쪽 | 1만6000원
“사람은 자신의 마음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고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을 재현한다. (…) 그러니 어떤 색깔도 더하지 않은 채 투명 유리처럼 원문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여러 권의 책을 번역한 번역가 서라미가 10명의 통·번역사를 직접 만나 ‘번역하는 마음’을 듣고 쓴 인터뷰집이다. 출판, 영화, 스포츠, 법률, 미얀마어, 수어, 여자배구팀 통·번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번역사들이 인터뷰 대상이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자신이 번역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번역을 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등 ‘번역관’을 말한다.
봉준호 통역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영화 통역사 샤론 최는 “통역이나 번역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공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공감은 “일단 글쓴이의 의도에 공감하고 글쓴이가 느끼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 다음 그의 무의식까지 파악”하는 것이다.
그는 “왜 이런 식으로 단어를 배치했는지, 왜 문장을 이렇게 끝맺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완벽한 번역”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얀마어 통·번역사인 강선우씨는 미얀마 시위 상황을 전달하는 한 방송 프로그램 통·번역을 하면서 거의 매일 울었다고 한다.
저자는 “미얀마가 더는 고립되지 않도록 세계에 오늘의 미얀마를 알리는 일, 연대를 보여준 한국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일, 모두 그의 언어 능력 덕분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처럼 “번역은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일이지만, 언어만 옮기는 일은 아니다.” 번역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다보면 그들이 이어내는 세계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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