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벅스, 창사 50년 만에 첫 노동조합 탄생하나
[경향신문]
뉴욕주 버펄로 소재한 매장, 설립 신청…승인까지 1주일 소요될 듯
반세기 ‘무노조 경영’ 흔들…미 전역 9000여곳으로 확산 여부 주목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의 미국 매장에서 사상 최초로 노동조합이 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9일(현지시간)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노동조합 결성 투표 결과 찬성 19표, 반대 9표가 나왔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NLRB가 투표 결과를 승인하면 미국 내 스타벅스가 직접 소유한 9000여개의 매장 중 최초로 노동조합이 탄생하게 된다. 투표 결과 승인은 약 1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버펄로 노조 사무실에서 개표 상황을 대형 스크린으로 지켜보던 직원들은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껴안았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전부터 스타벅스 매장이 인력 부족, 장비 결함 등 만성적인 문제에 시달렸다며 노조 결성을 통해 발언권을 얻길 바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투표 결과로 1971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1호점을 연 이후 50년간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해온 스타벅스의 노사 관계 모델은 흔들리게 됐다. 스타벅스는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일할 때 매장이 가장 원활하게 작동한다며 수십년간 노조 결성에 맞서 싸워왔다. 버펄로 매장 내 직원들이 지난 8월 노조 설립 추진에 나서자 스타벅스는 본사 고위 임원과 다른 지역 매니저들을 현장에 파견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노조 설립을 지지하는 버펄로 매장 노동자들은 “위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반발해왔다. 이들은 사측이 매장 중 한 곳에서 필요 이상으로 신입 직원들을 추가로 채용하고, 인근 매장 문을 닫는 등 노조 결성을 방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내 다른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노조 결성 움직임이 일게 될지 주목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버펄로 내 매장 세 곳과 애리조나주 메사의 한 매장에서도 이미 노동위원회에 노조 찬반 투표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세청장 후보자 처가일가, 매출 8000억원대 가족기업 운영···“이해충돌 소지”
- 성폭행·고문·장기 적출 위험에 노출된 사하라 사막 난민들
- [국대 감독선임 막전막후] 돌고 돌아 홍명보,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 ‘난 태국인이야’ 블랙핑크 리사의 진화···K팝 스타에서 팝스타로
- 검찰, 김건희·최재영 면담 일정 조율한 대통령실 ‘여사팀’ 행정관 소환조사
- 연판장 사태로 번진 ‘김건희 문자’···“김 여사 전대 개입” 역풍 전망도
- [단독] 지역 농·축협 공동대출 연체율 6배 급증…부동산 한파에 건전성 ‘비상’
- ‘수상한 현금 뭉치’ 울산 아파트 화단서 수천만원 돈다발 잇따라 발견
- 한동훈 “사적 통로 아닌 공적으로 사과 요구했다고 연판장? 그냥 하라”
- 대낮에 길거리에서 둔기로 60대 어머니 폭행한 30대 아들 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