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찾은 이재명 "박정희 전 대통령 산업화 성과"
[경향신문]
매타버스 3박4일 일정…‘박정희 유산 포용’ ‘실용주의’ 초점
“난 문재인도 윤석열도 아니다” 문 정부 방역·부동산 비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3박4일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대구·경북(TK)을 찾았다. TK 일정은 산업화세대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을 포용하고 이 후보의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후보는 “저는 문재인도 윤석열도 아닌, 이재명”이라며 현 정부와의 차별화 기조를 강조했다. 보수정당의 심장부인 TK 지역 공략을 통해 지지율 돌파의 기회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첫 방문지로 경주 이씨의 발상지로 알려진 경북 경주 표암재를 찾았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경주 이씨 76대손이다. 경주 이씨의 시조로 알려진 알평공에 참배한 뒤 조상들에게 대선 출마를 고하는 ‘알묘고유’ 의식에 참석했다. 연고성을 내세워 지역 민심에 호소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 후보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경북과 대구는 제 고향”이라며 “여기가 제일 중요한 격전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도 경제성장이 느리고 수도권과 비교해 차별을 받았다. 정부도 투자를 좀 해서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주 황리단길 연설에서 “저는 문재인도 아니고 윤석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이라며 “이재명이 만들 세상은 지금까지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전 세계에서 방역 잘한다고 칭찬받는데 그거 여러분들이 했다”며 “나라가 마스크 하나 사줬나, 소독약 하나 줬느냐, 체온계 하나 줬느냐”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가격이 높아지는데 가격을 누르니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원전 3·4호기에 대해서도 “주권자의 의사가 변했는데도 (탈원전을) 그냥 밀어붙이는 건 벽창호”라며 탈원전 기조를 지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선, “이런 복잡한 시대에 무능과 무지는 죄악”이라며 “사람을 쓰려고 해도 사람 보는 능력이 있고, 뭘 알아야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대구 동성로를 찾아 즉석 연설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화의 성과를 냈다”면서 “박정희 이상의 새로운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 경제가 다시 살아나게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또 “대구·경북의 물을 마시고, 대구·경북에서 자라난 대통령 후보, 대구·경북을 대표할 대통령 후보가 누구냐”며 “한 분 한 분이 최선을 다해주면 대구·경북이 디비(뒤집혀)질 거고, 대구·경북이 디비지면 대한민국이 디비진다”고 동향 민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가 매타버스 일정으로 한 지역을 3박4일간 찾는 것은 지난달 광주·전남에 이어 두 번째다. 이 후보 요청으로 하루 더 늘렸다고 한다.
보수의 핵심부로 여겨지는 이 지역에서 이 후보 일정은 TK의 산업화 유산을 둘러보는 데 상당 부분 무게가 실렸다. 11일 박 전 대통령이 설립한 구미 금오공대를 찾아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12일에는 박정희 정부 시절 건설된 최초의 고속도로 휴게소인 추풍령휴게소를 찾아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에서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포항의 박태준기념관을 찾는다. 남영희 선대위 대변인은 “대구·경북 매타버스를 통해 산업화를 이끈 대구·경북의 업적을 재평가하고 대구·경북의 미래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인 김혜경씨는 전날 먼저 TK를 찾았다. 김씨는 대구에서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30~40대 여성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상주의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방문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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