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오류' 17일 선고..수시 일정 연기

[경향신문]
평가원, 17일 온라인서 성적 제공
수시 합격 발표 18일로 이틀 연기
정시 일정은 변동 없이 ‘그대로’
1심 판결 후 항소심 여부도 ‘불씨’

“20번 문제서 막혀 전체 시험 잘 못 봐”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행정소송 첫 변론기일인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앞에서 재판을 마친 수험생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202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형 합격자 발표가 오는 16일에서 18일로 순연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 직후로 전형 일정을 미룬 것이다. 정시모집 전형 일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 부장판사)는 생명과학Ⅱ 응시자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의 첫 기일인 10일 변론을 종결하고 17일 오후 1시30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날 이 문제의 정답 효력을 정지 처분하면서 “신속하게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 마감일을 16일에서 18일로 순연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고 결과가 나오면 생명과학Ⅱ 응시 수험생들에게 당일 오후 8시부터 평가원 수능 성적증명서 온라인 발급 시스템을 통해 성적을 제공한다. 생명과학Ⅱ 응시 수험생 6515명은 전날 법원이 해당 문항에 대한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해당 과목의 성적 통지를 받지 못한 상태다. 대학들도 평가원 시스템을 통해 17일 오후 8시부터 생명과학Ⅱ 응시자의 성적을 확인해 18일까지 수시전형 합격자를 가린다는 계획이다.

수시전형 일정이 순연됨에 따라 뒤따르는 일정도 줄줄이 연기된다. 합격자 등록일은 종전 17~20일에서 18~21일로 하루씩 늦춰지고, 미등록 충원기간은 21~27일에서 22~28일로 역시 하루씩 순연된다. 충원 등록 마감일도 당초 28일에서 29일로 하루 늦어진다. 하지만 30일부터 시작되는 대입 정시전형 일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정시 원서 접수는 이달 30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진행된다.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논란이 합격자 발표 등 수시전형 일부를 며칠 연기하는 것으로 수습되는 양상이지만, 입시업계에서는 수험생들의 불확실성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 충원 등록 마감 연기로) 정시 원서 접수 시작 직전 날인 29일 저녁에야 수시전형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파악될 수 있다”며 “정시 선발 인원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은 수험생들에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1심 판결 이후 항소심 진행 여부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교육부가 법원 1심 선고기일인 17일 직후 생명과학Ⅱ 성적을 응시생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기초로 수시·정시 전형을 진행키로 결정함에 따라 교육당국이 1심에서 패소하더라도 항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호준·전현진 기자 hj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