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크게 뜨고 집중! 호두까기 인형의 '결정적 1분'
[경향신문]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대표적 공연이다. 꿈과 환상으로 가득한 무대는 관람객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달콤한 사랑과 행복감을 안겨준다. 에른스트 호프만의 소설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을 원작으로 삼아 차이콥스키의 음악,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가 더해진 이 작품은 해마다 연말이면 전 세계 발레단이 선택하는 레퍼토리다.
매년 빠짐없이 이뤄졌던 공연이지만 지난해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됐다. 다행히 올해는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각각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같은 작품이지만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안무는 다르다. 국립발레단은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의 볼쇼이발레단 버전을, 유니버설발레단은 바실리 바이노넨의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두 버전 모두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한 2막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상관없는 춤의 향연)은 이 작품을 감상하는 주된 포인트다.
2막에 비해 인기는 덜하지만 1막의 파티 장면도 발레단마다 독특한 볼거리다. 특히 유니버설발레단의 1막 파티 장면은 아기자기하면서도 다채로운 인형 캐릭터가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법사 드로셀마이어, 할리퀸 인형, 콜럼바인 인형, 무어인 인형 등 4개의 캐릭터가 각기 1분씩 선보이는 솔로 무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사랑받고 있다. 고난도 기량이 집약된 강렬한 춤 덕분에 이 캐릭터들은 짧은 분량인데도 솔리스트급 무용수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각 인형 캐릭터를 맡은 무용수들에게서 작품 감상 포인트를 들어봤다.
■알렉산드르 세이트칼리예프의 ‘드로셀마이어’
마술사이자 클라라의 대부인 드로셀마이어는 1막의 장면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어린이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고 각종 인형을 선물한다. 드로셀마이어의 마임에 따라 인형이 어떻게 등장하고 퇴장하는지 그 과정을 눈여겨본다면 더 재미있는 감상을 할 수 있다. 드로셀마이어는 버전에 따라 신사적으로, 혹은 괴짜처럼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번 공연에서 나는 드로셀마이어의 장난스러운 모습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어린이들이 그런 모습을 훨씬 좋아하기 때문이다. 인형들의 춤 중에서 할리퀸이 추는 장면은 특히 어린이 관객들이 좋아한다. 높은 점프가 연달아 나오니 신기하기도 하고 신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리앙 시후아이의 ‘할리퀸 인형’
생명이 없던 할리퀸 인형은 마법을 통해 살아나고 다시 생명 없는 인형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특별하니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지켜보면 좋겠다. 또 표정을 집중해서 봐야 한다. 할리퀸은 얼굴 전체를 덮는 분장을 한다. 관객들에게 표정을 전달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면서 과장된 표현을 연구했다.
■아나스타샤 데미아노바의 ‘콜럼바인 인형’
다른 배역과 달리 인형을 연기하면서 추는 춤은 일반적인 춤 동작과는 많이 다르다. 나무나 유리로 만들어진 것처럼 움직여야 한다. 그런 부분은 관절의 각도와 발의 포지션을 어떻게 유지하고 움직이느냐로 표현한다. 인형 같은 미소를 유지한 인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봐 달라. 0포인트 슈즈 위에 선 채로 춤을 추는 고도의 테크닉이 집약되어 있는 1분의 이 춤을 위해 한 달 넘게 연습했다.
■이승민의 ‘무어인 인형’
무어인 인형을 볼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등·퇴장 장면이다. 직접 걸어나갈 수 없기 때문에 무용수들이 무어인 인형을 들고 움직이는데, 이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자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또 무어인이 표정과 동작으로 보여주는 익살스러움도 즐긴다면 좋겠다.
올댓아트 송지인 에디터·변혜령 인턴 allthat_art@naver.com | 사진제공 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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