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마' 리차드,"어제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다"

정지훈 기자 2021. 12. 10. 19: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 성남 FC 수비수 리차드 빈트비흘러. 한때 울산 현대에서 '리차드'라는 등록명으로 맹활약한 오스트리아 수비수는 올 시즌 성남에 없어선 안되는 선수로 K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다.

고향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축구화를 신은 리차드는 다른 남자 아이들처럼 축구부 활동을 통해 시간을 보냈다. 어렸을 때 나름 두각을 드러낸 리차드는 축구 선수로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팬들 앞에서 경기장을 누비는 프로 축구 선수라는 꿈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점차 시간이 지났고 자신을 프로 축구 선수라고 부를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리차드의 말이다.

외국인 선수로서 해외에서 뛰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도 있기 때문에 같은 유럽이 아닌 타지역에서 뛰는 건 더욱 어렵다. 리차드 또한 이에 공감을 표했다. 리차드는 "개인적으로 적응하는 시간이 매우 힘든 거 같다. 난 항상 이전 클럽에서 뛰었던 것처럼 같은 자세로 임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초반에 선수 본인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적응 시기에 본인 스스로 자책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본인 페이스를 찾게 되는 거 같다"고 했다.

# 한국 축구 무대에 큰 매력을 느낀 리차드

한국 축구에서는 특유의 '파이팅'하는 멘탈적인 부분이 있다. 끝까지 싸우고, 뛰고,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한 리차드. 그가 꼽은 가장 까다로운 선수는 누굴까. 리차드는 웃으면서 이런 질문을 최대한 회피한다며 부끄러워했다. 본인의 약점을 드러내는 거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리차드. 그래도 재차 질문하자 경남에서 뛴 말컹을 꼽았다.

리차드는 "경남FC와 경기를 치렀을 때 말컹의 피지컬 및 스피드에 놀랐다. 말컹 같은 선수를 상대할 때 지혜롭게 플레이하면 된다. 그리고 당시 경남FC 상대로 좋은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괜찮다"며 웃음 지었다.

리차드가 가장 좋아하는 한글 문구가 있다. 바로 '걱정하지마'. 매번 노트에 적어 놓고 한 번씩 꺼내 읽는 리차드는 '돈 워리 비 해피' 노래를 좋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울산에 처음 입단했을 때 한글 수업을 받았는데, '걱정하지 마'를 초반에 배웠다며 내가 삶을 살아갈 때 항상 생각하는 모토이기도 하다"고 리차드는 강조했다.

먼 미래에 은퇴하게 된다면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고민 하는 것은 선수로서 한 번쯤 생각하는 미래다. 리차드 또한 다르지 않았다. 리차드는 "현재 내가 30살인데 나의 20살 시절과 비교했을 때 180도 달라진 것 같다. 은퇴할 때 또 생각이 달라질 수 있지만, 난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은퇴 후 '리차드는 좋은 사람이었어'라는 말을 들으면 좋을 거 같다. '리차드 훌륭한 축구 선수였어'라고 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리차드가 생각한 선수협

리차드는 "선수협은 '저평가'된 단체"라고 강조했다. 본인은 "20살 오스트리아에 있을 당시 난 축구만 하고 싶었지 선수협 같은 단체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축구 필드 밖에서는 분명 많은 일이 일어나고 누구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온다는 것을 리차드는 깨달았다. 이에 리차드는 선수협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또 한 가지 리차드가 선수협을 생각하는 단어는 '단합'이다. 선수협에 소속된 선수는 우리라고 표현한 리차드. 그는 "선수협은 하나의 단체이고 서로 도와야 한다. 물론 도움이 필요 없이 본인의 커리어를 이어나간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서로 성장하기 때문에 선수협에 가입하길 모든 선수에게 권유한다"고 했다.

리차드는 선수협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더욱 더 큰 힘이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외국인 선수가 아시아 국가로 이적한다고 하면 분명 머릿속에 걱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도움을 선수협이 제공할 수 있고 과거 외국인 선수들을 도와줬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선수협의 역할이 결국 용병 선수들의 적응 시간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도 선수협의 회원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용병 선수들에게 언제든 선수협과 연결해주고 도움을 주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리차드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선수협이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들에 관해 묻자 리차드는 "선수들에게 매우 큰 의미이다. 법률 지원뿐만 아니라 선수협에서 제공하는 축구화 및 용품도 있고 언어 교육 그리고 안과 의료 혜택도 있기 때문에 매우 고맙다. 이러한 혜택들을 다 모아서 보면 선수들의 회비보다 몇 배는 돌려받는다. 모든 선수가 함께 혜택들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의 동참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리차드는 앞으로 한국 무대에서 뛸 외국인 선수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선수협은 언제나 너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줄 것이다.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이다. 선수들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선수협과 함께면 한국에서 겪을 수 있는 고충들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