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유일한 만점자, 공부비결 물어보니.. [단독인터뷰]

박나은,박형기 2021. 12. 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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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수능 유일한 만점자 김선우 인터뷰
"경제만큼 정직한 과목 없어"
기출문제 반복이 성공 요인
"내년 없다는 독한마음 가져야"
매일 같은시간 공부하고 휴식
"수능에서 '경제 과목'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니 너무 아쉬워요."

지난 11월 치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김선우 씨(19)는 10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동탄국제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행정학과를 다니다 올해 재수를 선택했다. 김씨가 사회탐구 선택과목으로 고른 과목은 '경제'다. 사회탐구 경제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 선택과목에서 빠질 위기에 처해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24일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하며 경제를 고교 일반선택과목에서 제외하고 진로선택과목에 배치한 것이다.

김씨는 "경제만큼 노력한 대로 성적이 나오는 과목이 없다. 계산도 모호하지 않고 딱딱 떨어진다. 답이 틀렸다면 내가 잘못 계산했기 때문"이라며 "얼마 전 수능에서 경제 과목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없어진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직 구체적으로 진로를 정하지 않았지만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해 행정고시 재경직을 치를 생각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학 수재'로,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경제를 배우고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책은 경제를 쉽고 재밌게 알려줘서 좋았어요. 최근엔 '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를 읽었죠."

김씨는 교과 공부 외에도 수험 생활 틈틈이 경제신문을 꾸준히 읽으며 지적 호기심을 달랬다.

그는 "학교 다닐 때 신문활용교육(NIE)을 하느라 매일경제신문을 많이 읽었다"며 "학교로 신문이 배달돼 과제를 할 때도 공부하기 싫을 때도 가서 종종 읽었다"고 밝혔다.

경제학 수재의 공부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기출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제를 푸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문제가 어떻게 바뀔지까지 예상하면서 공부했다는 것이다. "10색짜리 형광펜을 사용해 어떤 단어 안에 뜻이 여러 개가 있으면 매번 다른 색을 칠하면서 공부했죠."

개념이나 단어가 어떻게 변주했는지 형광펜으로 표시한 것이다. 또 기출을 여러 번 분석하고 나서 사설 모의고사나 문제를 풀었다.

학업을 열심히 했지만 수시 모집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서울대 수시에서 2년 연속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김씨는 "정시는 시험만 잘 보면 되는데 수시는 준비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부담스러웠다"며 "내신도 챙겨야 하고, 수행평가도 해야 하고, 창의력도 더해야 한다. 수시를 위한 생활기록부를 만드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수험 생활을 앞두고 있는 후배들에게 김씨는 하루 루틴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공부하고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수능 3개월 전은 여름이라 날씨가 괴롭히고, 한 달 전에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면서 "일주일 전과 하루 전에는 떨려서 공부가 안 될 텐데 그럴 때일수록 내년은 없다는 독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일 만점자'라는 타이틀을 가졌지만 김씨는 '악동뮤지션' 노래를 듣고, 유튜브에서 '게임 영상'을 보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면 동기들과 함께 MT도 가고 술도 마셔보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캠퍼스에 딱 4번밖에 가보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쉬웠어요. 내년에는 꼭 놀고 싶어요."

[박나은 기자 / 사진 =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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