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반에 확진자 나왔대"..연차 내고 아이와 검사, 3시간을 헤맸다

김도윤 기자, 이창섭 기자 2021. 12. 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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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모든 학교가 전면 대면 수업을 시작한 가운데 학생의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천 교수는 특히 "학교에 확진 학생이 나오면 밀접접촉자만 PCR 검사를 우선적으로 하고, 접촉력이 없어 감염 위험이 높지 않은 학생은 학교나 보건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나눠줘 집에서 하루에 한 번씩 3번 정도 하면 된다"며 "정부가 자가검사키트 구입비용을 지원하거나 지자체(지방자치단체)나 보건소에서 무료 배포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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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8일 울산 중구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3·5·6학년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이 학교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1.12.8/뉴스1


#서울에 사는 5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9일 오후 아내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회사에 연차를 냈다. 초등학생 아이의 학교 옆 반에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나와 같은 층 학생 모두가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선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아달라"고 지령했다. 급하게 회사에서 아이 학교로 이동해 근처 선별검사소로 갔지만 줄이 너무 길었다. 2~3시간을 찾아 헤맸지만 검사를 받지 못했다. A씨는 분통이 터졌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전면 대면 수업을 시작한 가운데 학생의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교육부와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한 주간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706.6명으로 역대 최다 발생했다. 전국 각 지역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학부모와 학생 사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나온 학교의 학생은 PCR 검사를 받아야 해 학부모와 학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각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같은 반, 혹은 같은 학년, 또는 같은 층을 쓰는 학생에 대해 코로나19 PCR 검사를 권하는데 사실상 의무다. A씨는 "학교에서 보낸 문자에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아달라고 하더라"며 "어떤 학부모가 아이 검사를 안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학부모 사이에선 정작 아이와 함께 검사를 받으려 해도 쉽지 않단 토로가 나온다. 최근 전국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검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하루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60만건 안팎으로 증가했다. 일부 학교는 운동장에서 단체 검사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교도 많다. 수도권의 경우 학교 밖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면 2~3시간 줄을 서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확진자와 같은 학교 학생에 대한 PCR 검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 방역 시스템이 이를 뒷밤침하지 못하고 있단 지적이다.

서울 거주 40대 학부모 B씨는 "같은 학교에 확진자가 나와 아이를 데리고 검사소를 갔는데 줄이 너무 길어 발을 동동 굴렀다"며 "검사소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오랜 시간 줄을 서 기다리다 나나 아이가 감염될까 겁났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학생 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면 수업을 고집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다. 청소년 방역패스 확대 적용 논란과 맞물려 학생에 대한 정부의 방역 정책에 국민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에 사는 40대 학부모 C씨는 "1~2년 원격 수업 잘하다 왜 확진자가 7000명 나오는 지금 대면 수업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며 "동네 학교 곳곳에서 학생 확진자가 나오며 학부모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선 학생 한두 명이 확진됐다고 다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PCR 검사는 지금 방역 시스템을 고려하면 비효율적이라며 자가검사키트 등을 활용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학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검사를 받으러 가도 줄이 너무 길어 못 받는다"며 "실제 많은 분이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는 매번 똑같은 소리만 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특히 "학교에 확진 학생이 나오면 밀접접촉자만 PCR 검사를 우선적으로 하고, 접촉력이 없어 감염 위험이 높지 않은 학생은 학교나 보건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나눠줘 집에서 하루에 한 번씩 3번 정도 하면 된다"며 "정부가 자가검사키트 구입비용을 지원하거나 지자체(지방자치단체)나 보건소에서 무료 배포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어린 학생이 검사소에서 줄을 오래 서면서 감염 위험에 노출될까 걱정"이라며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전면 수업을 고수하면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다고 강제적으로 백신을 맞추려 하니 학부모의 걱정이 큰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욱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면 등교가 감염병 위험을 높이고 확진자 늘어날 것이란 걸 알면서 위드코로나(코로나19와 공존)를 시행한 것"이라며 "문제는 위중증환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나 백신 추가접종, 의료 체계 역량 강화 등 준비를 안 했기 때문에 이런 위기 사태가 벌어졌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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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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