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니스', 좀비물인데도 '펜트하우스'보다 현실적인 이유

박생강 칼럼니스트 입력 2021. 12. 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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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금토드라마 <해피니스> 는 미지의 감염병이 등장하는 좀비 서사 방식의 판타지다.

그 현실감은 코로나19 시대에 전염병, 좀비물을 일상의 세계로 끌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해피니스> 는 이렇게 현실감을 얻는 방법을 택하지만 동시에 과감하게 호러 판타지의 스펙터클 요소를 배제한다.

한상운 작가는 <해피니스> 에서 좀비 호러물 분위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심리물 쪽으로 이야기를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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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박형식을 신혼부부 히어로로 투입한 '해피니스'의 영리한 선택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tvN 금토드라마 <해피니스>는 미지의 감염병이 등장하는 좀비 서사 방식의 판타지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매력은 현실감에 있다. 그 현실감은 코로나19 시대에 전염병, 좀비물을 일상의 세계로 끌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또한 이 드라마의 배경인 봉쇄된 아파트도 그 분위기에 일조한다. 저층에는 임대, 고층은 일반 분양으로 나뉜 아파트는 그 자체로 한국 사회의 상징이다.

감염병 이야기에 아파트를 통해 계급의 문제와 자본의 문제 등 21세기의 한국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이 더해지는 것이다. <해피니스>는 이렇게 현실감을 얻는 방법을 택하지만 동시에 과감하게 호러 판타지의 스펙터클 요소를 배제한다. 넷플릭스 <지옥>이나 <스위트홈>이 택한 호러 판타지와는 다른 방식의 길을 가는 것이다.

사실 <지옥>과 <스위트홈>은 이유 없는 공포의 대상을 설정값으로 정하고 시작한다. 저승사자는 이유 없이 나타나고 스위트홈의 괴물들도 특별한 맥락이 없다. 대신에 공포 분위기와 스펙터클이 이 물음표를 지워버린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 공포와 압도감이 느껴지니까. 반면 <해피니스>의 감염병은 다르다. 바로 넥스트라는 신종 약물에 의해 발현되는 것으로 처음부터 대놓고 드러난다.

<해피니스>는 스펙터클 대신 캐릭터들의 쫀쫀한 이야기를 택한다. <왓쳐>의 한상운 작가는 원래 소설로 글을 시작한 필력답게 초반부터 빌드업과 반전의 요소를 섞어가며 탄탄한 근육질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데 탁월한 솜씨를 보여준다.

한상운 작가는 <해피니스>에서 좀비 호러물 분위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심리물 쪽으로 이야기를 쌓아간다.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에서 번지는 감염병 환자에 대한 의심. 속물스러운 의사 오주형(백현진)과 변호사 국해성(박형수), 목사 차순배(선우창) 등이 보여주는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 또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로 한 몫 챙기려는 사기꾼이자 목사의 아내인 오연옥(배해선). 이 속물스러운 인물들이 봉쇄된 아파트 안에서 대놓고 드러내는 이전투구가 드라마의 재미다. 또한 고세규(김영웅) 부부 등 가난한 입주청소팀이 봉쇄 환경 속에서 물이라는 자원을 확보하면서 자본가가 되는 과정이 현실감 있게 그려지기도 한다.

어찌 보면 식상한 설정일 수 있지만, 감염병과 봉쇄라는 환경 속에서 이 이야기는 굉장히 현실감이 있게 다가온다. 특히 SBS <펜트하우스>처럼 욕망에 찌든 자들의 다툼을 유치한 개싸움으로 끌고 가거나, 아무리 좀비가 등장하는 판타지라도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 돌아오는 유치한 전략을 쉽게 쓰지는 않는다.

한편 <해피니스>는 이 이야기에 의무사령부 중령 한태석(조우진)캐릭터를 통해 감염병 관련 국가 기관의 음모론 서사까지 무겁게 깔아놓는다. 하지만 너무 현대사회 비판에 매몰되면 드라마가 답답해질 수도 있다. <해피니스>는 영리하게도 경찰 신혼부부인 윤새봄(한효주)과 정이현(박형식)을 히어로 주인공으로 투입한다. 이들의 활약을 통해 이야기의 전개는 장르물에 어울리는 속도감과 통쾌함을 확보한다. 극 후반에 이르면 청소팀 알바 앤드류(이주승)가 연쇄살인범으로 드러나며 장르물의 또 다른 변주가 이뤄지기도 한다.

<해피니스>는 한정된 배경 안에서 벌어지는 소품이다. 하지만 좀비물, 심리극, 수사물 등 여러 요소들을 다양하게 반죽해 낸 풍성한 드라마기도하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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