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車·전자담배 '비상'"..반도체 대란에 산업계 곳곳서 '시름'

장유미 2021. 12. 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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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생산 차질에 제품價도 쑥쑥 올라..일부 車 업체, 반도체 '자립 선언' 나서

[아이뉴스24 장유미,서민지,김승권 기자]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자 산업 전반에서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생산 차질로 수일간 공장 문을 닫는 곳도 속속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2년 연속 '갤럭시S' 시리즈의 출고가를 낮췄지만, 내년에는 가격 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GSM아레나 등 IT매체들은 내년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시리즈의 가격이 전작보다 100달러가량(약 12만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갤럭시S22 렌더링 이미지 [사진=레츠고디지털]

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다.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AP 시장 1위인 미디어텍은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모바일용 AP '디멘시티 9000' 가격을 전작 대비 약 2배로 올렸다. AP 시장 2위 업체인 퀄컴 역시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파운드리 업체들의 가격 인상 영향이 컸다. 최근 TSMC는 고객사에 최대 20% 가격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역시 연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 10월 반도체 대란으로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는 중국 공장 가동을 며칠간 중단해야 했다. 이는 1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생산량을 가장 많이 늘릴 때 공장 가동을 멈춰 타격이 컸다.

앞서 애플은 목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아이패드에 쓰는 반도체를 '아이폰13' 생산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아이패드' 생산량은 50%, 이전 세대 '아이폰'도 25%가량 생산량이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9~10월 '아이폰13' 시리즈의 생산량은 이전 계획보다 20%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반도체 부족, 글로벌 공급망 붕괴,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아이폰13'의 생산 차질이 길어질 수 있다"며 "애플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직원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빅에 있는 세탁기 라인에서 드럼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원자재와 반도체 가격 상승 여파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생활가전 제품 평균 판매가격도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TV의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약 29% 상승했다. LG전자 역시 3분기 보고서에 TV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2.2%, 모니터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고 밝혔다. 냉장고 및 세탁기의 평균 판매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했다.

자동차 업계도 타격이 크다. 이탈리아-미국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지난 1월 출범한 스텔란티스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올해 차량 생산을 140만 대 이상 줄였다. 반도체 공급난의 직격탄을 맞은 GM과 포드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23% 급감했다.

여기에 자동차 가격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이달 초 발표한 '자동차 가격 상승 현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부터 미국의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은 올 9월 기준 4만5천 달러(약 5천313만원)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2% 오른 수준이다.

세계 4위권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가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 제작하기로 했다. [사진=스텔란티스]

자동차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가장 컸다. 지난해부터 완성차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여파에 시달렸던 상태로, 독일 인피니온, 일본 르네사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네덜란드 NXP 등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지가 밀집해 있는 동남아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여파로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또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지난 2010년 300개에 불과했으나, 최근 자율주행 기능 탑재 등으로 2022년에는 2천 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잇따라 차량용 반도체 '자립 선언'에 나서고 있다. 공급망을 단순화시켜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에서다. 실제로 세계 완성차 4위권 업체 스텔란티스는 대만 폭스콘과 제휴해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키로 했고, 포드는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인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또 GM은 퀄컴, NXP, 대만의 TSMC 등과 협력해 새 차량용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고, BMW와 퀄컴도 자율주행 칩 계약을 맺었다.

필립모리스는 일본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전자담배 신제품을 다른 나라에도 출시해 왔지만 이번에는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필립모리스]

궐련형 전자담배를 생산하는 일부 기업도 반도체 수급 불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영향이 자동차에서 일반 가전제품에 이어 전자 담배로까지 옮겨간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에는 스틱을 가열해 온도를 제어하는 배터리 보호회로와 전원 제어장치 등의 기능을 위해 비메모리 반도체가 쓰인다.

대표적인 담배회사인 KT&G는 올 상반기 반도체 수급 불안의 영향을 받았지만 현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T&G 관계자는 "올해 초 전 세계적 반도체 수급 불안 현상에 따라 국내에서 4월부터 6월까지 '릴 하이브리드 2.0' 제품에 대해 일부 공급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반도체 공급 다변화를 통해 수급난을 해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담배 제조사 필립 모리스도 반도체 부족의 영향을 받았다. 불룸버그는 필립모리스가 올해 전자담배 일종인 아이코스(IQOS) 생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반도체로 인한 수급문제는 들은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영국 담배회사인 BAT도 "이에 대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제품 출시 현황을 보면 이런 문제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정판을 제외하고 올해 신제품은 아직까지 지난 9월 말 출시된 BAT로스만스의 '글로 프로 슬림' 뿐이다. 그동안 필립모리스는 일본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전자담배 신제품을 다른 나라에도 출시해 왔지만 이번에는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담배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영향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기존 제품은 문제가 없겠지만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늘어나는 기기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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