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뷰' 아파트 일단 공사재개 결정됐지만..사태 장기화 우려↑

法 "입주민 피해 막심" 가처분소송서 건설사에 '손'..본안 소송서 최종 판단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章陵) 보존지역에서 허가 없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에 공사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재판부가 건설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공사가 중단될 경우 입주민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일단 공사는 진행하라고 결정한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제10행정부(재판장 이원형)는 대광건영과 금성백조 등 2곳 건설사가 제기한 문화재청의 공사중지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소송에서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공사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일명 '왕릉뷰 아파트' 건설사 2곳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9일 오전 경기 김포시 장릉(사적 제202호)에서 문제의 검단 신도시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문화재청은 7월 대방건설과 대광건영, 금성백조 등 3개 건설사가 건립 중인 아파트 일부가 장릉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건설되면서 장릉 경관을 훼손한다며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건설사는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대방건설만 인용되면서 나머지 2곳은 9월30일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대광건영과 금성백조 등 2곳은 1심 법원 결정에 불복, 항고했고 서울고법은 건설사 손을 들어줬다. 특히 재판부는 공사중단을 할 만큼 사안이 급박하지 않은 데다 이로 인해 입주민 피해가 극도로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일단 공사는 재개하되 본안 소송에서 사실관계와 법리를 따지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행정소송법에는 집행정지의 요건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을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며 "하지만 공사중단 처분으로 수분양자들, 시공사 및 하도급 공사업체 등이 법률적 분쟁에 휘말려 막대한 손실을 입고, 신청인은 회사 존립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문화재청의 공사중단 결정 논리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재판부는 ▲이미 다른 구축 아파트가 장릉 경관을 훼손하고 있으며 ▲처분대상 건축물이 철거되더라도 어차피 뒤편 건축물에 의해 장릉 조망은 훼손되고 ▲장릉 관람객 시선에서는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의 공사중단 처분에 대해 재판부가 건설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사는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이로써 문화재청과 건설사는 공사중지 명령 취소 소송(본안 소송)에서 치열한 사실관계 및 법리 다툼을 벌이게 됐다.

결국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입주민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이들은 이미 계약금과 중도금 대출까지 진행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금융권까지 해당 아파트들을 부실사업장으로 규정하고 대출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수협은 대광로제비앙 아파트 중도금 대출중단을 결정했다.

해당 3개 단지 입주 예정자들은 최근 '김포 장릉 피해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비상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문화재청, 인천도시공사, 서구청, 건설사의 성급한 행동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입주예정자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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