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클라이밍 교육현장 르뽀] "모바일게임 같은 수업시간이 기다려져요"
교육강국 핀란드가 원형개발, 한국적 역동성 가미 업그레이드
서울시 양천구 대일관광고등학교 체육관. 지난 7일 1학년 한 학급 학생들이 김예지 교사의 지도에 따라 체육수업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실내외 암벽과 달리 AR클라이밍 시설은 상단에 설치된 빔 프로젝터를 통해 다양한 증강현실 영상이 연출되고 클라이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도 부착돼 있다. 바닥에는 8cm 두께의 두툼한 쿠션으로 제작한 안전매트가 깔려 있다.
게임이 시작되자 신나는 음악과 함께 인공암벽 벽면이 게임 화면으로 바뀌면서 가상공간 속으로 시선이 빨려 들어가게 된다.
학생들의 눈동자가 설렘으로 반짝거린다. 순서에 따라 호명 받은 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 암벽에 오른다. 게임 속 아바타기 된 듯이 인공암벽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거미를 잡거나 다가오는 상어를 피하는 등 다양한 게임 프로그램에 맞춰 손발을 움직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게 된다. 게임시간은 1분에 불과하지만 운동량은 몇 분간 전력질주 한 것에 맞먹는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고강도 운동이 AR기술 덕분에 흥미진진한 게임으로 변한 것이다.
“어머, 어머. 위에 돌 떨어진다! 피해~ 아니야, 거기 말고 더 위를 잡아. 상어 지나간다. 다리 들어 올려~” 등반하는 친구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이 더 신이 났다.
스포츠경기 관람하듯 열띤 목소리로 응원하며 훈수를 뒀다. 돌아가면서 게임에 참가하다보니 50분 수업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처음엔 손가락이 좀 아프긴 했어요. 하지만 하다 보니 손가락 힘도 좋아지는 것 같아요. 다리 근육도 땡기고 정말 산을 탄 것 같아요."
수업에 참여한 학생의 생생한 체험 소감이다.
손과 발로 온 몸을 홀더에 실어야 하는 클라이밍의 특성상 지구력과 균형감각, 유연성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신의 근육이 팽팽해진다. 특히 두뇌신경과 연결되는 악력과 발가락 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김 교사는 "게임하듯 운동을 할 수 있어 학생들 호응이 좋다”고 평가했다.
아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AR클라이밍은 성광제 한국체육대학교 특임교수가 개발했다.
성 교수는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탐닉하는 아이들을 걱정하다가 AR클라이밍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이 모바일 게임에 너무 빠지면서 신체활동이 저하되는데다 현실감각도 떨어지게 될 거란 우려가 들었어요. AR클라이밍은 원래 창의적 교육으로 유명한 핀란드에서 개발됐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참여하기엔 동기유발 요인이 약한 것 같아 모바일게임과 유사한 느낌을 갖게 하려고 AR 기술을 접목해 보았습니다.”
성 교수가 AR클라이밍 시설을 만들기 위해 창업한 회사 아스포즈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서로 사옥에 AR기술 연구실과 함께 클라이밍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AR클라이밍 체험이 아이들의 자아실현 동기를 자극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각급 학교에서 AR클라이밍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모바일게임 몰입 습관에서 벗어나 전신을 움직이는 신체활동에 재미를 갖는다면 그 아이들 중에서 2020 도쿄올림픽에서 국민적 스타가 된 서채현 선수처럼 뛰어난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가 나올 수도 있겠죠. 더 나아가 AR 체험을 기반으로 NC소프트나 넥슨처럼 세계적인 게임 기업을 만들려는 꿈을 키울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글·영상 = 손성봉 매경비즈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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