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와 '누기'가 순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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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산업화된 국가의 거의 모든 화장실은 수세식이다.
새 책 '똥의 인문학'에서 저자들은 이런 비순환 구조는 생태적이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면서 '먹기'와 '누기'를 다시 잇기 위한 인문학적 성찰을 제안한다.
저자들은 그러나 삶과 똥이 순환하지 않는 수세식 화장실 사용은 '적정하지 않은 기술'이라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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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의 인문학 | 김성원 외 지음 | 역사비평사
오늘날 산업화된 국가의 거의 모든 화장실은 수세식이다. 사람들은 변기의 레버를 내림으로써 자신의 똥오줌과 분리된다. 그게 어디로 흘러가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관심 밖이다. 똥은 더럽고 해로우며, 그래서 멀리해야 하는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된다. 삶과 똥의 순환고리는 끊겼다.
새 책 ‘똥의 인문학’에서 저자들은 이런 비순환 구조는 생태적이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면서 ‘먹기’와 ‘누기’를 다시 잇기 위한 인문학적 성찰을 제안한다. 똥을 단지 위생학적 관점뿐 아니라 정신분석학, 정치경제학, 미생물학, 도시공학, 예술, 인류세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살핀다.
책에 따르면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훌륭한 자원으로서 인간의 삶과 순환적 관계를 유지해 온 똥의 사회적 지위가 추락한 것은 인간중심주의와 무관치 않다. 서양의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한 상류층에게 똥은 균형과 조화, 절제라는 미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폐기물에 불과했다. 동아시아 농경문화권에 속하는 한국에서도 서양의 위생 담론이 도입되면서 똥은 비천한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저자들은 그러나 삶과 똥이 순환하지 않는 수세식 화장실 사용은 ‘적정하지 않은 기술’이라고 비판한다. 똥을 생태 순환의 고리로 대접함으로써 대규모 전염병이나 기후위기 같은 순환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단지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생태적 화장실 개발 등 지역사회 차원의 실천을 모색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256쪽, 1만5000원.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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