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린 친구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눈이 오면 개만 펄쩍펄쩍 뛰는 게 아니다.
"왜 울어" 묻는 아이에게 눈아이는 "따뜻해서"라고 말한다.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묻는 눈아이는 아이와의 마지막 놀이를 제안한다.
계절마다 듣게 되는 노래가 있듯이 <눈아이> 도 겨울이면 생각나서 꺼내보는 책이 될 것 같다. 눈아이>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얼굴·팔다리 만들자 '눈아이' 돼
계절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 우정
색연필로 그린 따뜻한 겨울 정취
눈아이
안녕달 글·그림 l 창비 l 1만5000원
눈이 오면 개만 펄쩍펄쩍 뛰는 게 아니다. 아이들도 뛴다. 눈밭에 발자국을 내고, 눈사람도 만든다. 눈밭에서 썰매 타고, 눈싸움하던 추억이 누구나 있지 않나. <수박 수영장>을 쓴 인기 작가 안녕달이 이렇듯 겨울 추억이 생각나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다. 제목은 <눈아이>.
눈이 세상을 하얗게 덮은 날, 아이는 학교 가는 길에 눈덩이를 만난다. 뽀득뽀득, 소리를 내는 눈덩이가 신경 쓰였던 아이는 수업이 끝나고 부리나케 달려가 본다. 아이는 눈덩이에 팔과 다리, 얼굴을 만들어준다.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니 눈덩이가 “우아우아~” 말을 한다. 이제 눈덩이는 ‘눈아이’가 되어 아이와 친구가 된다. 둘은 눈으로 빚은 차가운 눈빵을 먹고, 책가방 썰매를 타며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
서로의 다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손을 맞잡았을 때 온기가 눈아이의 손을 녹이자 두 아이는 빨간색 털장갑을 나눠 낀 채 손을 잡는다. 눈아이가 넘어지자 아이는 상처 난 곳을 ‘호~’ 해준다. 그 순간 눈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왜 울어” 묻는 아이에게 눈아이는 “따뜻해서”라고 말한다. 녹아서 물이 되는 순간에도 우정은 더욱 깊어진다.
어느덧 따스한 봄이 다가오고, 눈아이는 점점 작아진다.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묻는 눈아이는 아이와의 마지막 놀이를 제안한다. “우리 숨바꼭질할까?”
눈이 사라진 언덕에 푸른 잎이 돋았지만 이야기는 ‘새드 엔딩’이 아니다. 겨울은 다시 돌아오니까.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색연필로 그린 서정적인 겨울 풍경에 담겨 따뜻하고 뭉클하다.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안녕달 작가의 손글씨도 정겹다. 책장을 덮고 나니 겨울 추억이 몽글몽글 떠오른다. 지난겨울, 눈이 얼마 없어 흙까지 끌어모아 만들었던 눈사람 이야기로 아이와 한참 수다를 떨었다. 계절마다 듣게 되는 노래가 있듯이 <눈아이>도 겨울이면 생각나서 꺼내보는 책이 될 것 같다. 4살 이상.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대장동 의혹' 유한기 유서 남기고 숨진 채 발견
- 김부겸 “18살 성인 누구나 백신 접종 석달 뒤 3차 접종 가능”
- 확진자 입원율 영국 4.6%, 일본 14%…한국은 50% 왜?
- 수시에 ‘불수학’ 가장 큰 변수…문·이과 유불리 논란 커져
- 문 대통령 “가짜뉴스로부터 민주주의 지킬 자정능력 키워야”
- 3차 접종률 9.4%…뾰족수 없는 정부
- 윤석열 만난 이재명 “종전선언 검토해야”…윤 ‘무반응’
- 이준석 “이수정 교수, 당 방향과 다르면 교정·제지하겠다”
- 청소년 확진자도 17% 입원치료…“위중증은 모두 미접종자”
- 노재승도 사퇴…3번째 ‘검증 실패’ 국민의힘 인선 도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