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UP] 숄츠 “연금 개시연령 유지, 시급 22% 인상”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1. 12. 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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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이어 獨 9대 총리 취임

독일 사회민주당(SPD) 올라프 숄츠(63)가 8일(현지 시각) 앙겔라 메르켈의 뒤를 잇는 독일 9대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사민당이 지난 9월 총선에서 제1당으로 등극한 지 72일 만이다. 숄츠의 취임과 함께 사민당과 자유민주당, 녹색당 등 3당 간의 이른바 ‘신호등 연립정부’도 닻을 올렸다. 이는 사민당과 자민당, 녹색당의 상징색이 각각 붉은색·노란색·초록색으로 신호등과 같아서 붙은 이름이다.

8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 연방 총리 관저에서 열린 이·취임식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왼쪽) 전 총리가 꽃다발을 들고 후임 올라프 숄츠 신임 총리와 나란히 밝은 표정으로 서 있다. 메르켈과 숄츠는 직전 정부에서 각각 총리와 부총리 겸 재무장관으로 국정을 이끌어왔다. 이날 숄츠 신임 총리 취임과 함께 사회민주당, 자유민주당, 녹색당 등 3당이 결성한‘신호등 연정’도 공식 출범했다. /EPA 연합뉴스

숄츠 총리는 이날 “더 큰 진보를 향해 두려움 없이 나가겠다”는 연정의 목표를 재확인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사민당에 가입한 열성 당원으로, 함부르크 법대 졸업 후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연방 하원의원만 4선을 하며 당 사무총장과 원내총무를 지냈고, 함부르크 시장도 8년간 역임했다. 메르켈 정부에서 노동사회부 장관과 재무장관·부총리를 지내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프랑스 시뉴스TV는 “숄츠 총리는 우선 자신과 사민당이 추진해온 주요 프로젝트의 실행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시간당 9.82유로(약 1만3000원)인 최저임금을 시간당 12유로(약 1만6000원)로 22%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금 수령액 수준을 계속 유지하면서, 현재 65세부터인 연금 개시 연령을 더 늦추지 않는 방향으로 연금 운영 정책도 바꿀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별도의 연금 기금을 만들어 정부가 100억유로(13조원)를 넣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유럽의 영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EU(유럽연합)로 회원국의 역량을 모으는 이른바 ‘EU의 전략적 주권 강화’에도 나설 전망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은 “10일로 예정된 숄츠의 프랑스 방문 일정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이에 대한 주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독일 언론 매체들은 숄츠가 이끄는 연정의 미래를 낙관적으로만 보고 있지 않다. “숄츠는 ‘더 큰 진보’ 이전에 눈앞에 산적한 난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전임 메르켈 총리가 해결 못 하고 남긴 문제들이다.

가장 시급한 것이 독일 내 코로나 대유행의 진화다. 독일은 8일 하루 확진자 9만3087명, 사망자 811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등장했다. 숄츠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외출 제한 등 강도 높은 정책을 꺼내 들었지만 반발이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낀 상황도 타개해야 한다.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2′가 미국의 러시아 제재 수단이 된 것이 대표적이다. 현실화하면 독일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 나며 독일에 큰 경제적 손실을 줄 수 있다.

독일과 중국 관계도 같은 상황이다. 중국은 현재 독일 전체 무역의 11%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국이지만, 연정 3당 내에선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등 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은 베이징 올림픽 ‘외교 보이콧’ 참여도 요구 중이다.

독일은 메르켈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전기 에너지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 가정의 1kWh당 평균 요금은 우리 돈 408원 내외로, 원전을 활발히 운영하는 프랑스(230원)의 1.8배에 달한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탄소 배출을 더 줄이고 에너지 가격도 안정화하기 위해 탈원전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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