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베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넘버의 중독성 [리뷰]

김문석 기자 2021. 12.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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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레베카’ 사진 EMK 제공


“레베카~레베카~”

공연장을 나서면서 절로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이런 현상은 며칠간 지속된다. 그야말로 중독성이 강하다.

뮤지컬 ‘레베카’의 가장 큰 매력은 댄버스 부인이 부르는 대표 넘버 ‘레베카’다. 이 한 곡을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베카’는 공연장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전율 때문에 공연할 때마다 찾게된다. 유튜브나 OST로 들어도 되지만 공연장의 현장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그래서 보고 또 보는 작품이다.

‘레베카’는 무대, 연기, 캐스팅 등 다양한 매력이 있지만, 넘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특히 작품명과 동일한 넘버 ‘레베카’는 한 번만 들으면 멜로디가 귀에 쏙쏙 박힌다. 1막 후반부와 2막 초반부에 나오는 이 넘버는 ‘레베카’가 왜 가장 인기있는 뮤지컬 중의 하나인지 설명해준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차용해 드라마의 팽팽한 긴장감이 극 전체를 지배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로도 만들어질 만큼 스토리 구조는 탄탄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에 킬링 넘버가 더해져 뮤지컬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여기에 캐릭터의 성격을 대변해주는 의상과 음산해보이는 맨덜리 저택을 보여주는 무대세트가 극의 긴장감을 더욱 높인다.

극 전체를 레베카가 이끌어가고 있지만 실제 레베카는 등장하지 않는다. 레베카를 잃고 힘든 삶의 의욕을 잃은 막심 드 윈터, 레베카를 보내고 싶지않는 댄버스 부인, 레베카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새 안주인 나(I), 레베카의 죽음을 이용하는 잭 파벨 등 레베카와 인연을 맺은 인물들이 극을 이끌어간다. 으스스하고 음침한 맨덜리 저택 구석에서 댄버스 부인이 그토록 그리워하는 레베카가 관객을 지켜보고 있는 착각에 빠지게들 만큼 한순간도 놓칠 수 없다.

다만, 옥주현, 신영숙 배우가 연기하는 댄버스 부인에 비해 ‘나(I)’의 캐릭터 설정이 아쉽다. 댄버스 부인의 대척점에서 갈등하는 ‘나(I)’의 캐릭터가 댄버스 부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왜소해보인다.

‘레베카’는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다프네 듀 모리에의 베스트 소설 ‘레베카’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내년 2월 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이어진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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