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동향] 화학물질 관리도 사업 경쟁력이다
체내 축적 땐 암·신경질환 유발
美·유럽 강력한 규제·금지 움직임
대체물질 활용 제품 개발 서둘러야
지난 11월 환경단체들이 국내에서 판매 중인 화장품 20개 중 10개 제품에서 1종 이상의 과불화화합물(PFAS)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입술에 직접 닿는 립 메이크업 제품은 모든 제품에서, 자외선 차단제는 80%, 메이크업 베이스는 50%, 파우더·팩트는 40%가량 PFAS가 검출됐다.
규제가 강화되는 움직임도 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 PFOA를 화학물질의 등록·평가·허가·제한(REACH) 물질로 지정했으며, EU 화학물질전략에 따라 PFAS의 ‘필수적 사용’ 기준에 대해 논의 중이며, 친환경 인증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10월 산업현장의 검출을 자체 조사해 작년 비영리 환경단체인 ‘환경 워킹그룹’이 조사한 결과보다 4배 이상 많은 노출이 있다고 밝혔다. 석유와 가스 관련 시설뿐 아니라 폐기물 관리 시설, 금속 코팅 시설, 화학물질 생산 시설, 플라스틱 제조 시설, 공항·소방 훈련 시설, 군 시설 등에서도 검출됐다고 했다. 이에 EPA는 내년부터 산업 현장의 PFAS 배출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3년 안에 이를 퇴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메인주의 경우는 2030년까지 대부분의 제품에서 PFAS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023년 1월부터 PFAS를 함유한 판매용 제품의 제조업체는 주 당국에 통지의무를 부여받게 됐다. 캘리포니아주도 2025년부터 PFAS를 뷰티 제품에 사용하는 것을 금했으며, 이는 미국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PFAS에 대한 규제뿐 아니라 화학물질 전반에 대한 시민 민감도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글로벌 기업이 각 국가의 규제 유무에 따라 제품에 함유되는 화학물질을 다르게 포함하는 것이 문제시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 평판을 좌우하는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 된다. 더불어 이러한 물품을 납품하는 중소중견기업도 점진적으로 사업 모델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산업계는 생산 제품의 기능성 향상을 위해 PFAS 사용 시 선제적으로 자체 기준을 설정해 품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기존의 PFAS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으면서도 건강유해성이 없는 대체물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을 할 경우 이를 통해 막강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지현영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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