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핀란드 총리, 밀접접촉후 클럽서 춤춰

로이터 연합뉴스

36세 세계 최연소 총리인 산나 마린(사진) 핀란드 총리가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 직후 나이트클럽에서 밤새 춤을 추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결국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일을 사과했습니다.

9일 BBC 방송에 따르면 마린 총리는 지난 4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외무장관과 접촉한 뒤 수 시간이 지나 수도 헬싱키 소재 한 클럽을 찾아 다음날 오전 4시까지 머물었지요. 남편 및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고 춤을 추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현지매체가 마린 총리의 이러한 모습을 포착해 보도하자 즉각 비난 여론이 일었습니다.

마린 총리는 처음에는 자신은 2차례 백신 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격리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해명 이후 그는 외출 당시 집에 남겨뒀던 업무용 휴대전화로 대외접촉을 피하라는 권고 메시지가 왔었고,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메시지 확인 후 곧바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마린 총리의 이러한 행동을 두고 음성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격리를 하지 않은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야당은 "마린 총리가 예방 접종을 마쳤더라도 확진자 접촉 후 나이트클럽에 가는 대신 자발적으로 격리하는 선례를 남겼어야 했다"며 "무책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핀란드 방역지침에는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더라도 별도로 격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접촉자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접촉을 삼가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비난 여론이 일자 마린 총리는 "보다 나은 판단을 내렸어야 했다"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습니다. 의회에 출석해서도 한 차례 더 고개를 숙였습니다.

핀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보다는 코로나에 비교적 잘 대응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최근 감염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인구 10만명당 308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은 전체 인구의 73.5%입니다. 산나 총리는 34세의 나이에 총리에 오른 여성 정치인입니다. 나이는 젊지만 정치 경력은 15년이나 됩니다. 21세 때인 2006년 사회민주당 청년 조직에 몸담아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2019년 12월부터 핀란드 총리를 맡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