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데이터 수장들 여기서 다 나왔네

김유신 2021. 12. 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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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정보대학원 동문들
'마이데이터' 전장서 두각
SC제일·하나·신한 정보수장
국내 최고 빅데이터 전문가인
이준기 교수실서 학위과정
"과정개설땐 지원자 모집 허덕
지금은 입학경쟁 하늘 별따기"
'은행권 데이터 전문가 배출의 명가(名家).'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연구실에는 최근 이 같은 평가가 붙었다. 금융권에서 고객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 위한 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은행권의 데이터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수장들이 모두 이곳에서 공부한 동문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남기흥 SC제일은행 아시아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황보현우 하나은행 최고데이터책임자(CDO), 김혜주 신한은행 마이데이터 유닛장(상무)은 모두 이준기 교수 밑에서 빅데이터를 공부했다.

이들은 은행 공채 출신이 아닌 데이터 전문가로 외부에서 은행으로 스카우트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황보 CDO와 김 유닛장은 각 은행의 마이데이터 사업을 이끌며 경쟁 관계에 있지만 서로 각종 학회 등에서 교류하며 고충을 나누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 CDO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초창기에 있는 만큼 각 은행에서 준비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나누는 과정에서 사업적 아이디어가 도출돼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 CIO는 글로벌 컨설팅회사 액센츄어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한 뒤 이 교수 밑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SC제일은행에 영입됐다. 그는 SC제일은행 한국 CIO를 역임한 뒤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는 아시아 CIO로 활약하고 있다.

황보 CDO는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이 교수 밑에서 데이터사이언스를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8년 영국 국제인명센터(IBC)가 발간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 세계 100인의 전문가'로 선정된 그는 2019년 하나금융그룹의 하나벤처스에 영입된 뒤 현재는 하나금융그룹의 그룹데이터 총괄(상무)과 하나은행 CDO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마이데이터 브랜드 '합'을 선보이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데 앞장서며 하나금융그룹의 마이데이터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김 유닛장은 황보 CDO와 마이데이터 서비스 경쟁 관계에 있다. 김 유닛장은 국내 1세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삼성전자 CRM담당 부장, KT AI빅데이터 융합사업담당 상무 등을 거쳐 지난해 말 신한은행에 영입됐다. 김 유닛장도 지난 1일 신한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출범시키고 신한은행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권의 데이터 임원들을 배출한 이 교수는 '빅데이터'란 용어가 일상화하기 전부터 데이터를 연구하고 이 분야를 개척해 온 국내 최고 빅데이터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카네기멜런대에서 심리학 석사,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부터 연세대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한 그는 7년 전 연세대 정보대학원에서 빅데이터 석사 과정 개설을 이끌었다. 그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빅데이터 학위 과정이 만들어진 초창기에는 지원자가 별로 없어 학생을 모집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많아져 입학 경쟁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초창기에는 정보기술(IT) 전공자나 통계 전공자가 아니면 빅데이터를 공부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커리큘럼도 짜임새 있게 변하고 학습을 위한 시스템도 갖춰져 기업에 재직하는 직장인들 전공 수요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이끄는 연세대 빅데이터 석사 프로그램은 금융권 빅데이터 분석에 역량을 집중시켜 금융권 데이터 전문가 배출에 힘쓰고 있다. 그는 "은행권에서는 새로운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 모형을 개선하면 부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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