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 위한 원동력이자 추진력

2021. 12. 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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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경 청주교육대학교 교수/2050탄소중립위원회 위원.

최근 몇 년 동안 폭염과 폭우, 길어진 장마 또는 늦어진 장마 등 국내외 극심한 기상이변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이제 우리의 삶과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위기 수준이 되었다는 것을 충분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이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 세대와 관련된 화두라기보다는 현재 세대 즉, 우리가 겪고 또 대처해야 할 문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2020년 12월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2050년까지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을 발표하였으며, 꼭 1년이 지났다. 그간 대통령소속으로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설립되었고 녹색성장 탄소중립기본법이 통과되었으며, 세 달간의 집중적인 논의 끝에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또 2030년 온실가스 국가감축목표(NDC)도 40% 이상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명도 있었다. 이제 여러 부처 수준에서, 또 사회 전반에서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노력과 실행이 뒤따라야 할 때이다.

이 시점에 교육부가 환경부 등 관계부처, 시도교육청 등과 함께 12월 7일 발표한 ‘기후위기 극복 및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학교 기후·환경교육 지원 방안’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교육은 우리 사회가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데 있어 원동력과 추진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과정이자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교육이 정부에서 만들어진 정책을 실행하는 도구로 기여해야 하며, 교사나 학생들은 탄소중립이나 다른 정책에 대해 학습하고 따라 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들은 2050년 탄소중립 사회에서 살아야 할 주체이기도 하며, 탄소중립이 기반이 될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주역이기도 하다. 실제 교육의 과정에서 탄소중립 사회가 어떤 것이며 이를 위해 설정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어떤 데이터가 기반이 되어 추정치들이 나왔고, 어떤 영역의 기술 발전이 현재 사용 가능한지 탐색해보아야 한다.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는지, 좀 더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환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과 선택들이 필요한 지 등 다양한 교수학습을 통해 치열하게 논의하며 변화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OECD 교육 2030에서 강조하고 있는 학생들의 행위 주체성(student agency)을 가능하게 하고, 개인과 공동체의 웰빙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변혁적 역량(transformative competences)도 길러질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학교는 모든 사람들이 형평성 있게, 또 체계적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받을 수 있는 공적인 시스템이기도 하다.

교육부 및 관계부처가 함께 발표한 이번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학교교육의 대전환을 위해 기후·환경교육 즉, 생태전환교육을 2022 개정 교육과정 목표와 내용에 포함하여 교육과정 전반에 이를 반영하고자 한다. 학교급별로는 학생 맞춤형 기후·환경교육 제공을 목표로 한다. 생태전환교육과 기후·환경교육 등 관련 용어들이 혼용되어 사용되고는 있지만 기존의 좁은 의미의 환경교육에 좀 더 변혁적 성격을 강조하는 생태전환교육과 기후위기, 탄소 중립 등과 관련된 기후·환경교육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 국가 교육과정이 학교 교육의 기반이 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교육과정의 목표와 내용에 기후변화 및 생태전환교육이 강조되는 점은 추후 학교에서의 교수학습 실제를 변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한 교원의 기후·환경교육 역량 강화도 필수적이다. 예비교사 양성과정에 이를 포함하고 교사 연수과정을 지원하며, 무엇보다 교사 학습공동체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은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변화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제안된 탄소중립의 장으로서의 학교 환경 조성은 학교가 기후·환경교육과 탄소중립 사회의 모델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최근 그린스마트미래학교, 탄소중립중점학교, 탄소중립시범학교 등 ‘학교 전체적 접근’을 도모하는 접근은 학교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의 시설이나 관리가 이루어지는 방식,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과 원리 등은 모두 교육과정과 긴밀히 연계될 때 학교 구성원이 그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전국의 유·초·중·고·대학 등 학교에서의 에너지 사용을 통한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은 탄소중립의 구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탄소중립 사회 전환을 위한 실천문화 확립과 학교 기후·환경교육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 전담부서 지정 등 인력을 확보하는 일은 추후 이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는 데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여태까지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은 ‘환경’과 ‘교육’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단어만큼 늘 실행에서의 어려움이 있었다. ‘환경’은 환경부가, ‘교육’은 교육부가 담당하는 업무로 인식되다 보니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이러한 딜레마는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고,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환경교육의 실제를 논할 때면 늘 등장하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위기가 된 이 시점에 교육부와 환경부의 정례적인 모임과 협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이다. 환경부는 그간의 노력을 자랑하지 않고, 교육부는 새로운 학습과 실행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다. 다른 부처와 시도교육청은 어떻게든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기후위기 극복 및 탄소중립 실천정책’의 발표에 이어서 여러 부처 간에, 여러 교육청 간에, 또 학교들 간에 협업이 기반이 되어 성과를 이루어낸 실제 사례들이 보고되고 공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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