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모든 모임을 취소했다!

2021. 12. 9. 15: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보! 연말연시 여행 취소해야겠어요~’

아내의 볼멘소리다. 11월 1일부터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그리고 12월 2단계 시행을 예상해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그런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여행은 언감생심이다. 어디 여행뿐인가! 연말에 계획된 내 고등학교 동창회와 군대 동기 모임도 취소다. 올해 연말연시도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야겠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확진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급기야 7000명을 넘겼다. 지난 연말에는 1000명만 넘어도 ‘큰일났다’라며 긴장했는데 7000명이라니! 

연말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동네 식당가가 썰렁하다.

이에 정부는 12월 6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4주간을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했다. 특별방역대책의 핵심은 첫째, 사적모임 인원 규모 조정이다. 모임, 약속 등 개인 간 접촉을 통한 지역 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수도권은 6인, 비수도권은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하다. 단, 영업시간 제한은 없다. 

둘째는 방역패스 확대다. 미접종자 딱 1명을 빼곤 식당과 카페는 백신을 다 맞았거나 ‘음성’임을 증명해야 들어갈 수 있다. 내년 2월부터는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 백신 미접종자는 감염 확률도 높고, 치명률도 높다. 그래서 다른 나라처럼 우리도 방역패스를 시행하려는 것이다.

나는 연말에 계획된 동창회 등 모든 모임을 취소했다.(출처=질병관리청)

정부의 특별방역대책 조치로 나는 연말연시에 계획된 모든 모임을 취소했다. 아니 취소가 아니라 불가다. 사적모임 인원이 6명이니 모임 자체가 어렵다. 가장 아쉬운 것은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다. 나는 동창 모임의 총무다. 지난해 모임이 취소된 후 올해는 모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 날짜를 정하고 장소도 예약했다. 동기 모임 단톡방에 공지도 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과 특별방역대책으로 사실상 자동 취소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두 딸과 겨울방학 기간인 연말연시에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었다. 작은딸이 내년에 먼저 결혼하기 때문이다. 올해 가지 않으면 오롯이 가족만 여행을 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수도권 사적모임이 6인까지 가능해 여행 가는 데 문제는 없다. 그런데 고지식한 큰딸이 여행 가서 감염될까 걱정된다며 취소하자고 한다. 그래서 아내가 내게 볼멘소리를 한 것이다.

아내와 딸들도 연말연시에 계획된 여행, 모임을 모두 취소했다.

아내는 지금 사는 곳에서 20년을 넘게 살아서 문화센터 등 모임이 많다. 연말에만 4개의 모임이 잡혀 있었다. 모임 규모는 모두 10명이 넘는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후 2단계 시행 때는 인원 제한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그 예상은 빗나갔다. 확진자 급증으로 불필요한 사적모임은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다. 지금은 가장 큰 위기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거침없다. 변이 바이러스가 언제 내게로 올지 모른다. 1년 9개월 만에 찾은 소중한 일상을 자칫하면 다시 빼앗길까 두렵다.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것이 코로나19 감염을 피하는 최선이다.

우리 가족은 연말연시를 집에서 영화 등을 보며 지내기로 했다.

그럼 연말연시를 누구와 어떻게 보내야 하나? 가장 안전한 것은 가족과 함께 집에서 연말연시를 보내는 것이다. 요즘 우리 가족은 집에서 핫하다는 ‘지옥’, ‘마이 네임’ 등을 본다. 극장을 가지 못하지만 영화 보는 느낌이다. 치킨 배달로 가족과 함께 치맥을 즐긴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놀거리는 찾아보면 무척 많다. 코로나19 덕분에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확진자가 1000명이 되지 않던 때에 정규 예배, 미사, 법회 등이 비대면으로 열렸다. 우리집은 개인적으로 천주교 집안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나는 성당 미사도 가지 않는다. 대신 평일에 아내와 성당에 가서 가끔 기도로 대신한다. 오는 12월 24일 성탄절 전야 미사도 가지 않는다. 하느님이 다 이해해주실 거라 믿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연말연시를 집에서 안전하게 보내야겠다.

오미크론 변이와 확진자 증가로 일상회복이 또다시 멈췄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우리 국민은 어려운 고비마다 성숙한 자제로 위기를 극복해왔다. 물론 2년 가까이 일상을 빼앗긴 채 생활하느라 지칠 만도 하다. 나도 지쳤으니까.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그동안 고생한 의료진 등 수많은 사람의 고생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연시는 가급적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냈으면 한다. 친구, 동창(동기), 회사 동료, 친척, 이웃 등과 함께 하는 모임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더 소중하다. 사랑하는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 연말연시는 잠시 모임을 멈추었으면 한다.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발전이 없다!

Copyright © 정책브리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