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번다길래 뛰어 들었는데, 정작 현실은"..설계사 10명중 6명 1년도 못버틴다

류영상 2021. 12. 9. 15: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보험의 꽃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꼭 달성 하리라.' 이 꿈을 좇아 10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영업현장에 뛰어 들었지만 코로나19와 냉혹한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더라구요. 1년도 못 버티고 그만뒀는데 앞이 막막 합니다."(서울 40대 남 김모씨)

코로나19의 매서운 한파는 자영업자 뿐 아니라 보험 영업현장에도 불어 닥쳤다. 김 씨처럼 생명보험사 10명 중 6명은 영업을 시작한지 1년도 채 안돼 그만 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개 생명보험사 설계사의 13개월차 평균 등록 정착률은 41.5%로 집계됐다. 13개월차 정착률이란 1년 이상 영업을 이어간 설계사의 비율을 뜻한다.

각 사별로 보면 DGB생명의 13개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이 7.1%로 가장 낮았다. 그 뒤를 KB생명(15.4%), 메트라이프(25.4%), 농협생명(26.0%), AIA생명(27.5%) 순이었다.

보험설계사 정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생명보험사는 ABL생명으로 58.2%를 기록했다. 그 뒤를 미래에셋생명(52.3%), 푸르덴셜생명(49.6%), 삼성생명(47.7%), 한화생명(45.9%) 순이었다.

12개 손해보험사 설계사의 13개월차 평균 등록 정착률은 57.6%로 생명보험사보다는 양호했지만 이 또한 10명 중 4명정도는 1년도 안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손해보험의 13개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이 41.5%로 최저치를 기록했고,메리츠화재(46.3%)와 롯데손보(48.2%)도 40%대에 불과했다.

반면 대형사인 삼성화재(68.0%)와 현대해상(68.9%), DB손해보험(69.8%) 등은 70%에 육박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더믹 상황 속에서 보험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영업 부진으로 그만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요즘 보험영업은 무턱대고 시작 했다가는 실패하기 일쑤다. 기본적인 재무설계 능력과 화법 등 전문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금 탈 수 있나? 가입후 나 몰라라"…3500만건 넘어

보험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정착률 저조로 지난해에만 3500만 건 이상의 고아·이관계약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아계약의 합산 규모가 439만 건, 이관계약은 3094만 건에 달했다.

고아계약은 담당 설계사의 이직 또는 퇴직 후 다른 설계사에게 이관되지 않고 담당자 공백인 상태의 보험계약을 말한다. 담당 설계사 변경이 이뤄진 보험계약은 이관계약으로 집계된다.

이 같이 상품안내 및 설계부터 가입까지 책임졌던 담당 설계사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거나 초면의 설계사를 새 담당자로 통보받은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거나, 사고 발생 시 필요한 보장을 제때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곤 한다. 아울러 방치된 계약들은 의도치 않은 보험계약 실효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3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하면 보험계약이 실효되는데, 보험료 미납은 통신사 변경이나 계좌잔액 부족 등 소비자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유로 발생한 경우가 많다. 담당 설계사의 관리가 절실한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잔여수당이 적은 보험계약은 설계사들이 이관받기 꺼려해 장기간 고아계약으로 방치된다"면서 "보험업계와 감독당국이 불완전판매 뿐 아니라 불완전관리 문제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인식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