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논란'속 대우건설 결국 중흥품으로

[경향신문]
재입찰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배임 논란이 불거진 대우건설이 결국 중흥에 인수된다. 대우건설 인수로 중흥의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위까지 수직상승할 전망이다.

중흥그룹은 9일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흥은 올 7월 대우건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5개월만에 본계약에 해당하는 SPA까지 체결하면서 대우건설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중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 당시 인수가격으로 2조3000억원 가량을 써냈다가 경쟁사에 비해 입찰가가 5000억원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지자 재입찰을 통해 2조1000억원 정도로 인수가를 낮춰 제시했다. 이에 재입찰을 허용하고, 입찰가격까지 낮춰준 산업은행에 배임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대우건설노동조합은 “희대의 사기극”이라며 “2000억이라는 거액을 자의적 판단으로 깎아준 건 명백한 배임죄에 해당한다”며 반발했다. 현재도 배임 논란은 여전하지만 중흥과 KDB인베스트먼트는 본계약 체결을 강행했다.

대우건설 인수로 중흥은 시공평가액 기준으로 단숨에 ‘건설사 빅4’의 지위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중흥 계열사인 중흥토건(17위), 중흥건설(40위)에 현 시공평가액 5위인 대우건설을 합칠 경우 중흥 순위는 3위까지 상승한다.

중흥은 인수에 반발하는 대우건설 노조에 대해 “성실한 협의를 통해 상생하는 방향을 찾겠다”고 밝혔다. 중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우건설의 브랜드가치 하락 등 우려에 대해선 “독립경영과 고용승계보장, 부채비율 개선 등으로 회사를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해외 역량이 뛰어난 대우건설 인수는 중흥그룹 ‘제2의 창업’과도 같다”며 “어떠한 외적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