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걸렸다' 히튼, 감동적인 맨유 데뷔전 [UCL 와치]

김재민 입력 2021. 12. 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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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재민 기자]

히튼이 평생 바라던 꿈이 실현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톰 히튼은 12월 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1-2022 UEFA 챔피언스리그' 영보이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히튼은 후반 23분 딘 헨더슨과 교체돼 경기장을 밟았다.

히튼이 맨유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공식전이다. 맨유 유소년 팀 출신인 히튼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는 무려 19년이 걸렸다.

2002년 맨유 유소년 팀에 입단한 히튼은 잉글랜드에서도 주목받는 유망주 골키퍼였다. 이미 맨유에 입단하기 전부터 잉글랜드 청소년 국가대표로 경기에 나서고 있었다. 히튼은 유소년 팀과 연령별 대표팀에서 경험을 쌓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인 특성상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얻기는 어려웠다. 히튼이 성인 무대에 발을 디딜 무렵 맨유는 리그 최고의 골키퍼 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월드 클래스' 에드윈 반 더 사르가 주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고 팀 하워드, 토마스 쿠쉬착, 벤 포스터 등 다른 빅리그 팀이라면 주전으로 뛸 만한 선수들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

대다수 유망주가 그렇듯 히튼은 하부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임대 이적을 다녔다. 2005년 스윈든 타운(3부)을 시작으로 로열 앤트워프(벨기에 2부), 카디프 시티(2부), 퀸스파크 레인저스(2부), 로치데일(4부), 위컴 원더러스(3부) 각급 리그를 두루 거쳤다.

결국 히튼은 2010년 자신에게 가장 기회를 많이 제공한 카디프 시티로 완전 이적하며 맨유 생활을 마쳤다.

히튼은 이후 2부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활약하며 자신의 주가를 드높혔다. 브리스틀 시티를 거쳐 2013년 번리에 입성한 후 전성기가 시작됐다. 2013-2014시즌 전경기에 출전해 팀 승격을 이끌었고 2014-2015시즌 감격적인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을 보냈다. 히튼은 2015-2016시즌 또 한 번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며 팀을 프리미어리그로 복귀시켰다. 이 때의 활약으로 2부리거 신분임에도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유로 2016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는 기쁨도 누렸다.

2017-2018시즌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후로는 선수 경력이 꺾였다. 히튼은 후배 닉 포프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주전 자리를 내줬고 이후 아스톤 빌라를 거쳐 2021년 여름 맨유 복귀를 확정했다. 11년 만에 친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만 35세가 된 히튼도 주전 욕심을 낼 나이가 지났다. 히튼은 맨유 소속으로 우승의 영광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다는 점, 맨유 역시 유소년 팀 출신으로 홈그로운 규정을 충족하는 히튼을 저렴한 값에 영입해 플레잉 코치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 됐다.

그리고 히튼은 맨유가 조별리그 1위를 확정해 승패에 큰 의미가 없었던 영보이스전을 통해 19년을 기다린 맨유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히튼은 "대단했다. 이곳에 돌아온 것은 팀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였다. 오늘은 그 첫 번째 기회였다. 더 일찍 왔으면 했지만 나는 이 순간을 위해 오랜 시간을 노력했다"며 "관중이 가득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뛰는 것은 항상 대단한 기분이다. 상대팀으로 왔을 때도 즐겼지만 홈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른 것은 정말 엄청난 순간이다. 매 순간을 사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히튼에게 출전 기회가 또 돌아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히튼은 다비드 데 헤아, 딘 헨더슨에 이어 3순위 골키퍼다. 현실적으로는 벤치 명단 포함도 어려운 위치다. 히튼과 맨유의 계약기간은 2023년까지다. 향후 이적시장에서 경쟁자의 이적 등으로 변화가 생긴다면 히튼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사진=톰 히튼)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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