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수능' 만점자 1명..문·이과 격차 현실화 [종합]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149점..만점자 28명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147점..작년比 10점 ↑
절대평가 영어 1등급 6.25%..전년比 반토막
정답 오류 논란..생명과학II 소송 결과 주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올해 첫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와 수학, 영어가 모두 어려운, 역대급 ‘불수능’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어의 변별력이 매우 높았고, 수학에서 문·이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문과생들의 수능 최저 등급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급 불수능에 수능 만점자는 졸업생 단 1명뿐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달 18일 실시한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수능 영어와 한국사에 절대평가제도 도입 후에 전체 만점자라는 뜻은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에서 만점을 받고,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영어와 국사에서는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을 가리킨다”며 “이런 조건을 갖춘 학생은 이번에 단 1명이었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졸업생이며, 탐구 영역에서는 사회탐구를 응시했다.
지난해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에서는 만점자가 총 6명 나왔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각각 3명씩이었다.
강 원장은 이날 논란이 되고 있는 생명과학II의 출제 오류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논란의 여지가 생긴 것 자체에 대해 충분히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평가원의 책임이고, 그런 점에서 미흡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평가원에 따르면,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이 149점으로,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 국어(144점)보다 5점 높아져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때(150점)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더욱이 국어 만점자 수는 2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수능 만점자 151명(0.04%)보다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가장 높았던 2019년 국어 만점자 수(148명)에도 훨씬 미달하는 수치다.
국어 1등급 커트라인은 131점으로 지난해 수능(131점)과 동일했고, 선택 과목별 응시자 비율은 ‘화법과 작문’이 70.0%, ‘언어와 매체’가 30.0%였다.
수학 영역은 표준점수는 높아졌지만 만점자가 대거 나오면서,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어려웠던 시험으로 분석된다. 올해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2020학년도 (나형) 149점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가형과 나형으로 나뉘어 시행됐던 지난해 수능(가형과 나형 모두 137점)보다도 10점이나 올라갔다.
수학 만점자 수는 2702명으로, 지난해 가형 만점자(971명, 0.70%), 나형 만점자(1427명, 0.53%)를 합친 2398명보다 늘었다. 수학은 상위권에 만점자가 대거 포진하면서, 2022학년도 의대 전체 선발인원인 3013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의 1등급 커트라인은 137점으로, 지난해 수능 수학 가형(130점), 나형(131점)보다 높았다.
선택 과목별 응시자 비율은 ‘확률과 통계’가 51.6%로 가장 높았고, ‘미적분’ 39.7%, ‘기하’ 8.7%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문·이과 통합형 첫 수능은 수학에서 문·이과 격차가 심하게 나타남에 따라 수학에서 격차 해소가 향후 과제로 남게 됐다”며 “이과 최상위권에서는 수학보다 국어 변별력이 대단히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나오는 영어 영역에서는 1등급 학생 비율이 6.25%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수능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인 12.66%보다 낮지만 올 6월 모의평가(5.51%)나 9월 모의평가(4.87%)보다는 높아졌다.
다만, 영어는 2등급과 3등급 인원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영어 2등급 인원은 지난해 6만9051명에서 올해 9만6441명으로, 3등급은 8만2701명에서 11만2119명으로 늘었다.
이만기 유웨이 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에서 선택 과목인 수학에서 문·이과 격차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서도 격차가 나타남에 따라 문과생들이 불리하게 됐다”며 “영어는 국어와 수학에서 불리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44만8138명이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이 31만8693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가 12만9445명이었다. 평가원은 10일 수험생들에게 성적을 통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답 오류 논란과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인 생명과학Ⅱ 응시인원이 6515명에 달해, 소송 결과에 따라 최상위권 입시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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