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손잡은 윤석열, '제2 컨벤션' 누리지 못한 이유는

박성의 기자 2021. 12. 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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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회동' 이후에도 지지율 변화 미미
"중도 표심 '정치' 아닌 '정책' 보고 움직일 것"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지난 3일 온 뉴스가 '윤석열과 김종인'으로 도배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외면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극적 합류하면서다. 이 두 사람의 갈등부터 화해까지 전 과정이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면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제2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후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현상)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 영입 효과가 당장 숫자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김종인 카드'가 유권자 표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김 위원장과의 갈등 봉합 후에도 지지율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SPO돔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왼쪽부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윤석열 대선 후보,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주요 후보 간 5자 가상대결 지지도는 윤석열 36.4%, 이재명 36.3%, 안철수(국민의당) 6.5%, 심상정(정의당) 3.5%, 김동연(가칭 새로운물결) 1.0%로 조사됐다. 2주 전 조사에 비해 윤 후보는 2%p(포인트), 이 후보는 0.8%p 각각 떨어졌다. 한때 여야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10% 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를 고려하면 격차가 많이 줄어든 셈이다.

'김종인 효과'를 기대했던 야권의 바람과는 다소 동떨어진 결과다. 실제 김 위원장의 합류가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7.7%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 의견을 밝힌 응답 비율도 31.1%였다.

평론가들은 중도층 유권자들이 여의도 '낡은 문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정 인재 1명이 가져오는 여파가 과거보다 훨씬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정치력'이 아닌 '정책'을 보고 지지를 결정하는 실용적 유권자들이 크게 늘어나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미 여야 각 진영의 팬덤(fandom)은 결집돼 있다.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내려면 부동층을 움직여야 하는데 (김 위원장 영입만으로는) 역부족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어떤 한 사람의 실수로 지지율이 빠질 수는 있지만 반대로 어떤 한 사람이 왔다고 지지율이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며 "특히 김 위원장은 당 바깥의 중도층이나 젊은 세대에게는 '흘러간 물'이다. 정책이 와닿지 않는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김종인 원톱'에 너무 의지하는 선대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선대위 관계자는 "당장 뭔가(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고 김 위원장을 불러들인 게 아니다.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어느 한 명의 개인기로 선거를 이길 것이라 생각하면 오만이다. 유권자들에게 낡은 정치의 모습을 보이면 바로 심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을 시 되레 당심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위원장 선대위 체제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꺾인다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다시금 선대위 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시사저널과 만나 "국민의힘 선대위는 크게 3가지 조직이 뭉친 구조다. 윤 후보를 도와주는 TK(대구‧경북) 중심의 중진 의원들과 이 대표로 대표되는 혁신 세력, 김 위원장이 이끄는 중도층 인사들"이라며 "만약 '반문재인' 구호만으로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이 되면 한 지붕 아래 세 조직이 다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머니투데이가 여론조사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했다. 조사는 지난 6일부터 7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18.0%다. 조사방법은 유·무선 전화 인터뷰다. 표본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및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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