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비자카드의 전쟁, 최후의 승자는?

신수지 기자 2021. 12. 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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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Biz Pick: 수수료 놓고 갈등 폭발

지난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내년부터 영국에서 비자 신용카드 결제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비자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8일 현재 비자 주가는 209.19달러로 7월 고점(250.93달러) 대비 16.6% 떨어졌다.

아마존은 비자가 부과하는 높은 수수료를 문제 삼았다. 비자는 올해 초 영국과 유럽연합(EU) 국가 간 온라인 거래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를 0.3%에서 1.5%로 인상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서 EU가 정한 수수료 상한을 적용받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결제 수수료는 최선의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기술이 발전하면 비용이 줄어야 하는데,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상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제 수단을 비자에서 다른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등으로 바꾸는 고객에게 20파운드(약 3만원) 할인까지 제공하고 나섰다.

비자 신용카드를 든 손 뒤로 아마존 로고가 보인다. 아마존은 비싼 수수료를 문제 삼아 내년부터 영국에서 비자 신용카드 결제를 받지 않기로 했다. /로이터연합

아마존이 결제 중단을 선언하자 비자는 물론 마스터카드 주가까지 덩달아 하락했다. 비자 매출에서 아마존 영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0.1%에 불과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신용카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크리스토퍼 도넛 연구원은 “아마존은 비자와의 이번 분쟁을 실험적으로 다루고 있다”며 “아마존의 이런 조치가 다른 영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했다.

비자는 이전에도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 수퍼마켓 체인 크로거 등 대형 소매 업체와 수수료 문제로 수차례 갈등을 빚었지만, 탄탄한 고객 기반 덕분에 대부분 승리를 거둬왔다. 유통업체로선 미국 신용카드 결제 처리 시장의 53%를 차지하는 비자 카드 결제를 거부할 경우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과 벌이는 갈등은 다른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마존은 신용카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여러 결제 방식을 도입 중이다. 지난 8월 BNPL(선구매 후지불) 업체 어펌과 제휴해 BNPL 결제를 추가했고, 내년부터는 페이팔 벤모를 결제 방식에 추가하기로 했다. 영국 증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로라 호이 연구원은 “아마존은 자체 결제 시스템으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려 한다”며 “아마존이 비자와 벌이는 치킨 게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비자의 승리를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디지털 설루션 기업 CI&T의 금융 서비스 전략가 데이비드 리터는 “비자가 발급한 신용카드는 애플페이나 페이팔 같은 전자 지갑은 물론 아마존 프라임 자동 구독과도 연결돼 있다”며 “소비자들은 아마존이 비자를 거부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비자 역시 자신감을 보였다. 바산트 프라부 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통신에 “과거에도 이런 문제를 해결했고, 앞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님을 아마존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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