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文 뒤에 숨은 기모란·이진석

민병기 기자 2021. 12. 9. 11: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매일 오전 8시 10분 열리는 현안점검회의.

이 실장은 '일 잘하기'로 문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안팎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기 기획관은 지난 4월 청와대가 방역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모셔왔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1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대비했다"고 밝힌 게 현실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병기 정치부 차장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매일 오전 8시 10분 열리는 현안점검회의. 김한규 정무비서관 다음으로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이 주요 현안에 대해 브리핑을 한다. 발언권은 기모란 방역기획관으로 넘어가고 코로나19 방역 관련 전반에 대한 상황을 공유한다. 이어 박경미 대변인의 보도와 언론 상황에 대한 브리핑까지가 회의의 고정적인 순서다. 정무와 홍보 외 나머지 현안, 특히 문재인 정부 임기 중후반을 관통하는 코로나19 대응은 이 실장과 기 기획관, 두 사람 몫이다. 이 실장은 ‘일 잘하기’로 문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안팎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기 기획관은 지난 4월 청와대가 방역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모셔왔다. 둘은 청와대 비서실 내 ‘유이(唯二)’한 의사 출신이다. 최종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임하는 청와대에서 음으로 양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알려진 두 사람이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방침을 밝힌 이후 코로나19 확산세는 무서울 지경이다. 지난주 처음으로 일일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8일에는 7000명대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1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대비했다”고 밝힌 게 현실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확진자 수보다 더 무서운 것은 위중증 환자의 증가 속도가 정부의 예측은 물론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점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맞물려 의료진의 헌신과 희생으로 가까스로 버텨온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최대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퇴는 없다’고 단언했던 문 대통령도 결국 “방역의 벽을 다시 높이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라며 한발 물러서야 했다. 방역에 대한 피로감도 극에 달해 기대하는 만큼 성과가 날지도 미지수다.

그래서 다시 두 사람의 역할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야당에서 두 사람을 향해 ‘물러나라’고 수차례 외칠 때도 문 대통령은 두 사람을 내치지 않았다. ‘광흥창팀’의 일원으로 정권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온 이 실장을 향해선 어공·늘공 가리지 않고 칭찬이 자자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을 때 관례를 깨고 청와대에 남도록 한 배경에도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과 함께 이 실장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에서 의사 출신 이 실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도저히 뺄 수 없다”고 밝혔다. 임명 때부터 논란을 낳았던 기 기획관에 대한 청와대의 엄호도 만만치 않다. 한 관계자는 “남편(더불어민주당으로 총선 출마)에 대한 보은 인사라고 공격하지만, 사실 우리가 모셔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비서는 대신 책임지는 자리”라고 잘라 말했다. 큰 실책마다 아니면 위기 때마다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질 수 없으니 대신 물러나든, 매를 맞든, 혼이 나든, 욕을 먹든 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체 불가능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대체 가능한 참모들이 존재한다. 문 대통령은 그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내하고 두 사람을 지켜왔다. 이젠 두 사람이 책임져야 할 때다. 전황을 바꿀 묘책을 내놓든, 직을 내놓든.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