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원망도.." 야구선수 이정후가 이제야 밝힌 속내

유준상 입력 2021. 12. 9. 10:57 수정 2021. 12. 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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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때만큼이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이정후에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왔는데,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현역 은퇴 소식이었다.

아시안게임과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며 해외 팬들의 관심까지 높아진 가운데, 이정후는 해외 진출도 바라보고 있다.

더 이상 '이종범 아들'이 아닌,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거듭난 이정후의 2022시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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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준상 기자]

 
 8일 저녁에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키움 외야수 이정후
ⓒ CJ E&M
 
시즌 때만큼이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상식, 각종 방송 섭외까지 '올 시즌 최고 타자'를 향한 관심이 쏟아지는 중이다. 올 시즌 압도적인 페이스로 타격왕을 차지하면서 KBO리그 최초, 세계 최초의 '부자(父子) 타격왕이라는 기록을 만든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그 주인공이다.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배한 이후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있는 이정후는 첫 예능으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을 택했다. 그는 "작년까지 아버지의 이름이 좀 더 알려졌다면, 올해 그 알을 깨고 나온 것 같다'며 "제 이름을 앞세워 말씀드릴 게 없어서 좀 더 야구를 잘해서 나오고 싶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8일 저녁에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키움 외야수 이정후. 아버지 이종범 코치의 현역 은퇴를 듣는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떠올렸다.
ⓒ tvN
 
아직도 잊지 못하는 그날의 기억

초등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어렸을 때부터 야구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찍은 사진에는 장난감보다 배트, 공을 들고 있는 사진이 더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야구선수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아는 아버지 이종범 코치(LG 트윈스)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은 배가 고파 운동을 했고 운동으로 성공해야 했기에 노력했지만 아들까지 야구를 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런 아버지의 생각에도 불구하고 야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던 이정후는 아버지의 권유로 좌타자로 야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정후에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왔는데,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현역 은퇴 소식이었다. 한동안 아버지와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시범경기가 있는 날이었는데, 아빠가 (야구장에) 오지 말라고 하시더라. 그날 저를 데리러 오셔서 손을 잡고 걸어가는데, 이제 은퇴했다고 말씀하셨다. 시범경기 끝났는데 갑자기 은퇴하겠다고 하니까. 어렸을 때부터 기억 속에 아버지는 슈퍼스타이자 멋있는 야구선수였는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은퇴를 한다고 (하니) 가슴이 퉁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아버지의 마지막은 이게 아니었다."
 
 8일 저녁에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키움 외야수 이정후. '야구인 2세'라는 타이틀이 주는 부담감을 이겨냈고, 스타가 될 수 있었다.
ⓒ tvN
      
'이종범 아들, 야구인 2세'가 이정후에게 안겨준 부담감

현역 시절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야구를 시작했기에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정후'라는 이름 대신 '이종범 아들', 혹은 '야구인 2세'라는 꼬리표가 늘 그를 따라다녔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무렇지도 않지만,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워나갈 땐 아버지가 유명한 선수였던 게 부담스럽기만 했다.

"칭찬 듣고 싶고 인정 받고 싶은데, 아빠의 아들이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 자꾸 그냥 안 좋게 보였다. (그런 부분 때문에) 감독님들이 더 엄격하게 한 부분도 있다. 아빠가 그땐 솔직히 유명한 선수였던 게 싫었던 적도 있다."

꼬리표를 떼어내야 했던 이정후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위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매일 자신이 꾸준히 스윙을 할 수 있는 개수인 200개를 목표치로 정해놓고 진심을 다해 매일같이 스윙을 휘둘렀다.
 
 8일 저녁에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키움 외야수 이정후. 그는 야구를 시작한 이후 지금껏 단 한 번도 떨렸던 적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 tvN
 
15~20초를 위해 노력하는 이정후, 더 큰 무대 바라본다

부담감 속에서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큰 무대에서 떨지 않은 성격'은 이정후의 큰 버팀목이 됐다. 야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타석에 들어서면 긴장이 많이 될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지금껏 야구를 하면서 떨린 적이 없었다고.

"학창시절 스윙 연습을 할 때 항상 머릿속으로 중요한 상황들을 그렸다. 그리고 프로에 와서 상상한 장면이 나오니 재미있었다. (그럴 때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다. 친구들이랑 아무리 놀아도 그 상황 만큼 더 좋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근데 그 순간이 지나가면 또 허무하다. 15~20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맛보려고 지금까지 항상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아시안게임과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며 해외 팬들의 관심까지 높아진 가운데, 이정후는 해외 진출도 바라보고 있다.

더 이상 '이종범 아들'이 아닌,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거듭난 이정후의 2022시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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