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서지현 "두 유력 대선후보, 여가부 해체 약속..성 평등 갈 길 멀다"

이가영 기자 입력 2021. 12. 9. 06:51 수정 2021. 12. 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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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 TF 팀장이 지난 10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열린 '디지털성범죄 전문위원회 제2차 권고안 발표'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미투운동의 불씨를 지핀 서지현 검사가 한국의 유력 대선후보들이 젊은 남성 유권자들의 표를 얻으려고 일부러 여성 권리 사안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8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의 초청을 받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앞서 제로데이에 열린 성평등 방안 논의 화상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서 검사는 또 “두 유력 대선후보는 여성가족부를 해체(dismantle)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한국은 (성 평등에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평등과제를 넓혀서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만약 불이익 당하는 게 있으면 보호하자는 점에서 성평등가족부, 좀 더 넓혀서 평등가족부로 확대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역시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부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서 검사는 자신이 검찰 내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론화했던 것과 관련해 “많은 검사가 나를 ‘배신자’, ‘검사의 수치’로 부르고, 나를 계속 쫓아내려고 했지만 나는 살아남았다”면서 “나 혼자 이걸 할 수 없고 누구도 이 목표를 혼자 달성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능한 많은 여성 지도자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9~10일 미국이 전 세계 약 110개국을 초청해 화상을 개최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사전행사 격으로 마련됐다. 언론의 자유, 여성의 지위 향상, 민주적 가치 지원을 위한 기술 혁신 등의 주제를 놓고 전 세계에서 패널들이 초청됐으며 서 검사는 ‘장벽 깨기: 모든 형태의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대응’이라는 소주제로 마련된 세션에 참석했다.

서 검사는 2018년 1월 검찰 내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며 한국 내 미투운동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현재 법무부의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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