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미국 66번 국도(Route 66)의 추억

최윤필 2021. 12. 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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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동부 시카고에서 서부 로스앤젤레스 샌타모니카항까지 이어지는 미국 최초 동서 횡단 도로가 총연장 3,945㎞의 'Route 66(66번 국도)'이다.

1926년 그 도로가 만들어지면서 한 세기 전 황금을 찾아 서부로 몰려든 '49ers'의 후예들이 캘리포니아 드림을 품고 대륙을 가로질렀다.

근년의 동서 횡단 여행자들은, 'historic'이란 형용사가 붙은 쇠락한 66번 국도 대신 1956년 개통된 40번 주간고속도로(40 Freeway)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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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페트리파이드 포리스트 국립공원
미국 애리조나 페트리파이드 포리스트 국립공원의 규화목. nps.gov

미국 북동부 시카고에서 서부 로스앤젤레스 샌타모니카항까지 이어지는 미국 최초 동서 횡단 도로가 총연장 3,945㎞의 'Route 66(66번 국도)'이다. 1926년 그 도로가 만들어지면서 한 세기 전 황금을 찾아 서부로 몰려든 '49ers'의 후예들이 캘리포니아 드림을 품고 대륙을 가로질렀다. 그 도로를 따라, 영화 '바그다드 카페'의 그것 같은 외로운 술집과 식당과 모텔들이 들어섰다. 존 스타인벡은 '분노의 포도'에서 66번 국도를 'Mother Road'라 썼다.

1910년 인구 1,000명 남짓이던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가 1931년 주 정부의 카지노 합법화 이후 신기루 같은 불야성의 도시로 부푼 것도 그 도로 덕이었다. 근년의 동서 횡단 여행자들은, 'historic'이란 형용사가 붙은 쇠락한 66번 국도 대신 1956년 개통된 40번 주간고속도로(40 Freeway)를 탄다.

시대와 역사가 겹치듯 두 도로가 교차하는 애리조나 서부 황량한 땅 위에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Petrified Forest) 국립공원'이 있다. 화석화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의, 그리 유명하진 않은 국립공원이다.

죽은 나무가 분해·풍화하지 않고 형체 그대로 돌로 변한 것을 화석목(化石木) 또는 석화목(石化木)이라 한다. 퇴적층이나 화산재 등에 묻혀 산소가 희박해진 환경에서 호기성 미생물과 박테리아의 분해 과정을 모면한 나무 줄기 조직에 긴 세월 광물 성분이 삼투해, 나무의 구조와 조직, 나이테 등 형체를 유지한 채 단단한 무기물(광물)로 변한 것이다. 죽은 유기체의 부패를 막기 위해 표면을 방부 처리하고 체액을 방부액으로 채워 미라를 만드는 것처럼, 나무의 목질부를 채우는 방부액은 주로 석영 같은 규소 성분의 규산염이다. 그래서 규화목(硅化木)이라고도 한다. 값진 보석인 오팔이나 벽옥 등의 주성분이 규소이고, 규화목 역시 보석에 준하는 몸값으로 거래된다.

1906년 12월 9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화석목 반출이 금지됐다. 수많은 캘리포니아 드리머들은 자신들이 보석을 지나쳐간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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