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46만원 찍힌 적도, 누가 하겠나" 썰렁한 택시기사 취업박람회

강우량 기자 2021. 12. 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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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상담받은 인원 61명뿐
"코로나로 손님 끊기자 월급 급감, 일정 급여 보장돼야 돌아올 것"

8일 오전 10시 40분, ‘서울법인택시 취업박람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서울교통회관 1층 컨벤션홀. 서울 강남·강북·강서·노원 등 네 개 권역으로 나눈 테이블에 법인택시 회사 관계자 10여 명이 앉아 있었다. 각 테이블마다 상담석 2개, 대기석 4개 등 의자를 6개씩 뒀지만 자리 하나를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상담자는 중년 남성 서너명뿐이었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2021 서울법인택시 취업박람회에서 대기석이 텅 비어있다. 2021.12.08. /뉴시스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란 말이 나올 정도로 택시 기사 구인난에 시달리던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이 사상 첫 취업 박람회를 열었다. 취업 수당으로 60만원을 주고 9만원 남짓한 자격증 발급비도 지원해 주기로 했지만, 이날 박람회를 찾아 상담받은 이는 61명뿐이었다. 택시난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람회를 찾은 이모(51)씨는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한 달 전 그만뒀다”며 “초등학교 6학년짜리 아들이 있어 어떻게든 일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어제(7일) 택시 자격증을 따서 왔다”고 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이모(70)씨는 “아내와 의류 도매업을 하는데 사실상 휴업 상태라 택시라도 해보려고 왔다”며 “가장 가까운 회사가 집에서 30분 거리라 다니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서울교통회관에서 열린 ‘2021 서울법인택시 취업박람회’. 관계자들이 텅 빈 강당에서 상담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박람회장을 찾아 상담을 받은 사람은 61명뿐이었다. /고운호 기자

서울 법인택시 기사는 지난 10월 기준 2만955명으로, 2년 전보다 1만명 가까이 줄었다. 업계에선 기사 상당수가 돈을 더 벌 수 있는 배달 업계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서 법인택시 회사를 운영하는 김동완(66)씨는 “코로나 전엔 기사가 130명씩 됐지만 지금은 50~60명뿐”이라며 “박람회에서 한두명이라도 채용하면 좋겠다”고 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22년 경력 택시기사 이수호(60)씨는 “코로나로 손님이 뚝 끊겨 월급 통장에 46만원이 찍힌 적도 있다”며 “일정 수준의 급여를 보장해준다면 모를까, 60만원 취업수당 준다고 돌아올 기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람회는 1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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