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분유와 일반 분유 먹은 아이, 나중에 수학 성적 봤더니…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2021. 12. 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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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이은봉의 의학 연구 다이제스트]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요즘은 집마다 대개 아이가 하나이다 보니,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무리 비싸도 아낌없이 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분유일 것이다. 아이에게 모유가 가장 좋은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여러 이유로 분유를 먹일 수밖에 없을 수 있다. 새로운 영양소가 추가된 고가의 영양분 강화 분유가 요즘 인기다. 상당수 부모가 아기 때 뇌 발달이 이뤄지니, 아이가 커서 공부를 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비싼 분유를 집는다.

최근 영국 의학회지에 분유와 학교 성적 관계를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영국에서 갓 태어난 아기 1607명을 대상으로 했다. 출생 후 무작위 배정을 통해서 영양분 강화 분유와 일반 분유를 비교한 연구 7가지를 종합했다.

사용한 영양분 강화 분유로는 전체 영양분을 강화했거나, 긴 사슬 불포화지방산을 강화했거나, 철분을 강화한 제품이었다. 이후 아기들이 성장해서 16세가 되었을 때 영국의 수능시험 수학 성적을 비교했다.

조사 결과, 영양분 강화 분유를 먹은 아이와 일반 분유를 먹은 아이의 수학 성적은 큰 차이가 없었다. 긴 사슬 불포화지방산인 도코사헥사노산(DHA)은 신경 세포막 및 망막의 구성 성분인데, 분유보다는모유에 주로 포함되어 있다. 분유 내 철분은 모유에 비해서 흡수가 덜 되기 때문에 분유에 긴 사슬 불포화지방산이나 철분을 첨가하면 아기 신경 발달이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최소한 청소년기 학력에 관해서는 일반 분유만으로도 충분한 뇌 발달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분유, 비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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