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이민성 감독을 팔짝 뛰게 만든 마사의 '미친' 드리블

(베스트 일레븐=대전)

승격으로 향하는 길목, 첫 골을 애타게 기다리던 대전하나 시티즌이 이현식의 골에 활짝 웃었다. 골에 앞서 결정적 찬스를 만들어준 마사의 엄청난 드리블 돌파에 대전 관중석과 벤치가 들썩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8일 저녁 7시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강원 FC와 하나원큐 K리그 2021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섰다. 후반 5분 이현식의 골로 앞선 홈팀 대전은 그대로 리드를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2차전은 12일 오후 2시 강원 홈구장인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양 팀은 무리하지 않고 탐색전을 벌이며 서로의 약점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민성 대전 감독은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한다"라고 말했고, 최용수 강원 감독은 "상대 실수를 노리겠다"라며, 이번 경기 각자 조금은 다른 공략법을 들고 나왔음을 밝혔다.

대전은 특유의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를 운영했다. 양 측면에서 빠른 침투와 크로스를 통한 공격이 주를 이뤘다. 중원에서 마사가 직접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대전의 장기다. 강원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조직력을 보여주고자 했다. K리그2를 휘어잡던 대전 공격진도 강원 수비 라인 앞에서는 좀처럼 기회를 엿보지 못했던 이유다.

대전과 강원 모두 초조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굳은 얼굴을 풀고 웃어 보인 쪽은 바로 이민성 대전 감독이었다.

후반 4분경이었다. 마사가 왼쪽 터치라인 근처에서 흐른 볼을 낚아챈 뒤 강원 골문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움직임에는 거침이 없었다. 자신을 향해 달라붙는 수비수들에도 개의치 않고 앞만 보고 뛰었다. 슛을 때리기는 힘든 상황에서 곁에 있던 이현식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볼을 내줬다. 이현식이 마무리를 짓자, 마사는 동료를 품으로 끌어안았다.

이민성 감독과 대전 벤치는 환호 그 자체였다. 이민성 감독은 개구리처럼 팔짝 뛰어 올랐고, 주먹을 내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는 선수들을 향해 엄지를 척 치켜세웠다.

마사의 드리블 장면에서는 대전 선수단의 한껏 올라온 자신감, 마지막 패스는 동료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민성 감독의 환호에서는 안도감과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모두 엿볼 수 있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