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추가할당에.. 통신 3사 미묘한 신경전

변희원 기자 2021. 12. 8. 20: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기부, 주파수 경매 결정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5G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이동통신사 간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파수를 추가 할당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통신 3사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2018년 6월 5G 주파수 경매 당시 경쟁사보다 주파수 할당을 적게 받았던 LG유플러스는 “농어촌 지역에서도 차별 없는 서비스를 하겠다”며 추가 할당을 요구하는 반면, SK텔레콤과 KT는 “2018년 경매 당시에는 주파수 경매 비용을 아끼려 일부러 적게 할당받고 지금 와서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과기정통부의 결정에 대놓고 반발하지는 않지만 경매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에 주파수를 그냥 넘겨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5G 주파수 추가 할당에 이통 3사 신경전

통신업체의 요구로 추가 할당이 결정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6월 당시엔 3.5기가헤르츠(㎓)대역에서 경매로 나온 280메가헤르츠(㎒) 폭을 놓고 SK텔레콤과 KT가 나란히 100㎒ 폭을 각각 1조2185억원, 9680억원에 가져갔다. LG유플러스는 나머지 80㎒ 폭을 8095억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20㎒ 폭을 남겨둔 이유는 이 대역이 공공 주파수와 전파 혼간섭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LG유플러스의 추가 할당 요구로 과기정통부가 전문연구반을 꾸려 검토한 결과, 이 대역 활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추가 할당 결정을 내렸다.

통신업계는 주파수 추가 할당이 LG유플러스의 요구로 결정된 만큼 일단 LG유플러스가 주파수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할당을 적게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해당 대역은 LG유플러스가 보유한 5G 주파수 대역과 인접해 있어 LG유플러스가 쓰는 게 효용이 높다. SK텔레콤과 KT도 기존 주파수 폭과 새로운 주파수 폭을 묶어서 쓰는 기술을 쓸 경우 이 대역을 활용할 수 있지만 여기엔 기술을 위한 추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경쟁 구도 되면 가격 올라갈 듯

LG유플러스는 추가 할당을 받으면 5G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힐 정도로 경매에 적극적이다. 동등한 경쟁과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SK텔레콤, KT와 같은 크기의 주파수를 가져야 한다는 명분도 내세우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2018년 주파수 경매 당시 남겨둔 20㎒ 대역의 혼간섭 우려가 해소되면 추가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2018년 주파수 경매 당시 LG유플러스가 스스로의 결정으로 80㎒만 가져갔기 때문에 뒤늦게 추가 할당 요구를 들어주는 건 특혜라고 주장한다. LG유플러스가 주파수 활용의 효율성을 내세워 뒤늦게 주파수를 더 달라고 하는 것은 주파수를 싸게 가져가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양 사 입장에선 LG유플러스가 추가 주파수를 확보해 통신 품질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도 반갑지 않다. 주파수는 데이터가 지나가는 고속도로와 같은 것이어서 주파수를 더 많이 확보할수록 더 넓은 공간에서 데이터를 보낼 수 있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빨라진다. LG유플러스가 추가 할당을 받으면 통신 품질에서 SK텔레콤과 KT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측은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길 희망한다”고 하고, KT는 “경매 가이드가 나오기 전까지 참여 여부를 다각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경매 참여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경매 예상 가격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SK텔레콤과 KT가 경매에 참여해 경쟁 구도를 만들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LG유플러스는 2018년 경매 때보다 높은 가격으로 추가 할당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주파수

주파수는 데이터가 지나가는 고속도로와 같다. 주파수 대역폭이 넓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 5G용 주파수는 3.5기가헤르츠(3.42~3.7㎓) 대역과 28기가헤르츠(26.5∼28.9㎓) 대역 두 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