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만취 20대 여성이 묻지마 폭행.."전 연인과 닮아서"

만취한 20대 여성이 지나가던 남성을 이유 없이 때리는 이른바 '묻지마 폭행' 사건이 또 발생했다. 올해 7월 40대 남성이 자녀 앞에서 만취한 여성에게 폭행당한 사건과 유사하다.

8일 경찰과 아시아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 11월 20일 오후 11시 45분께 서울 동작구 숭실대입구역 부근에서 20대 여성 B씨에게 폭행당했다.

두 사람은 초면이었으나, B씨는 A씨에게 갑자기 다가와 "전 남자친구와 닮았다"며 가슴과 팔 부근 등을 무차별 폭행했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한 뒤에도 B씨는 폭행을 지속했다. A씨는 끝내 넘어지면서 무릎과 골반 등에 타박상을 입었고,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당시 A씨는 성추행 등 소지를 우려해 경찰이 현장에 올 때까지 저항하지 않고, 방어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추후 성추행 등 문제의 소지가 생길까 봐 방어만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모르는 여성에게 아무 이유도 없이 맞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고 억울하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앞서 올해 7월 말께 서울 성동구의 한 공원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져 사회적 논란을 자아낸 바 있다. 가족과 산책 중이던 40대 남성이 자녀가 보는 가운데 20대 여성에 '묻지마 폭행'을 당한 사건이다.

당시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했고, 피해자의 두 어린 자녀는 지금까지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올해 9월과 이달 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을 게재했다.

그는 두 번째 청원 글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10분 이상 무차별 폭행과 욕설을 감수해야 했다"며 "신체 접촉이 문제 될까 봐 경찰이 올 때까지 저항 없이 가만히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딸은 잘 놀다가도 '그 언니 혼내줘'라는 말을 자주 한다"며 "가해자가 초범에 심신미약, 거주지와 신분 등이 확실하다는 이유로 가벼운 벌이 주어지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가해자는 피해자의 아들에게 맥주 캔을 내밀었다가 거절당하자 가족을 상대로 만행을 저질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