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손님은 안 받습니다"..'노교수존' 술집, 무슨 사연?
대학교 앞의 한 술집에 붙어있던 공지문입니다. 더 이상 교수를 손님으로 받지 않겠다고 적혀 있고, 한 달 동안 붙어 있다가 오늘(8일) 뗐습니다. 술집 사장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 사회에는 아직 떼지 못한 '갑질'이 숨어 있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대 앞에 있는 한 술집입니다.
가게 문을 연 지 1년 반쯤 됐는데 손님으로 방문한 교수들에게 황당한 일을 여러 차례 겪었다고 했습니다.
['NO교수 존' 공지 술집 업주 : 소파에 거의 드러눕듯이 해서 전화해서 다른 학생들을 불러내는 이런 통화를 하시는데 그게 이제 가게 전체에 쩌렁쩌렁 울리게…]
카드 결제와 관련한 일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NO교수 존' 공지 술집 업주 : 죄송하지만 다른 결제수단 없으십니까 하니, '내가 부산대 교수인데 이 카드에 4500만원 들었는데 왜 안 돼?']
비슷한 일들을 잇따라 겪으면서 이 술집을 교수들은 들어올 수 없는 이른바 'NO 교수 존'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사석에서 교수들과 만나고 싶지 않은 대학원생 단골들의 의견이기도 했습니다.
[술집 손님 : 괜히 눈치 보게 되고 제가 쉬러 온 건데 갑자기 쉬러 온 게 아닌 게 돼 버리니까…]
결국 공지문을 만들어 가게 앞에 붙였습니다.
교수가 들어와도 되지만 절대 스스로, 큰 소리로 신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공지는 교수라는 특정 직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권위의식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밝혔습니다.
['NO교수 존' 공지 술집 업주 : 내가 저기 사장인데 그러면서 메뉴에 없는 걸 요구한다든가… 사회적 지위를 내세우면서 불합리한 요구를 한다든가…그런 부분에 대해 메시지를 주고 싶었는데요.]
하지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부산대 교수협의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일부의 문제를 부산대 교수 전체 문제로 일반화시켜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아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사장은 이 의견을 받아들여 붙인지 한 달 만에 공지문을 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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