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의회 의장, 의안 상임위 상정 '지연' 논란

"문제 있는 의안 상정 못 해, 정상적인 회부권 지연 행사"
김병권 의원 "의장의 기본책무..사퇴해야"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허유인 전남 순천시의회 의장이 일부 의안을 상정하지 않자 일부 의원이 '사퇴하라'며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순천시의회에 따르면 허 의장은 지난 8월 시가 제출한 '연향뜰 도시개발 사업 관리계획 변경에 대한 의견청취' 안건과 '순천만가든마켓 민간위탁 동의안' 등 5건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았다.

순천시의회 회의 규칙에는 '의장은 의안이 발의 또는 제출되면 의원에게 배부하고 소관 상임위에 회부해 심사가 끝난 후 본회의에 부의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반드시 의안을 상임위에 넘겨야 한다는 강행 규정은 없어 의장이 의안 회부를 미루는 행위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허 의장은 연향뜰 도시개발 사업은 관광시설이 아닌 아파트 건립 계획이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정을 하지 않았고 순천만가든마켓 역시, 지역 소상공인 피해와 소통 부족 등을 들어 상임위에 넘기지 않았다.

허 의장이 일부 의안을 상임위에 넘기지 않자 일부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병권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법을 예로 들며 "의장은 법적 요건을 충족한 의안이 접수되면 그다음 날 해당 상임위원회에 회부하고 본회의에 상정 처리하는 것이 기본 책무"라며 "의장은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어 "허 의장은 법령을 위반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며 "지방자치법이 보장한 의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침해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등 의장이 갖지 않는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수차례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허 의장은 "의장으로서 시민의 의견을 들어 의안 회부를 미룬 것으로 위법한 사안이 아니다"며 "문제가 있는 조례나 안건이 오면 검토하는 것이 당연하고 의회의 견제 장치로 회부권을 지연 행사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연향뜰 도시개발과 관련한 의견 청취 안건은 상임위에 회부되면 의견만 듣고 그대로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회부하지 않았다"며 "개인의 이익이 아닌 시민의 편에서 의장으로 정당한 권한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순천시는 2026년까지 0.48㎢에 총사업비 2천559억원을 투자해 숙박시설과 상가, 단독주택, 공동주택 등을 건립하는 연향뜰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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