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누구부터 치료하나.."중환자실 입원 우선순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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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환자실 배정, 치료 우선순위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이 공감했다.
이러한 제안을 포함한 중환자실 우선배정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에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은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사회적 합의와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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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환자실 배정, 치료 우선순위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이 공감했다.
회복 가능성이 낮은 환자의 무의미한 입원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적용하는 데에는 사회적 합의와 국민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이 모였다.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8일 대한의사협회 용산 임시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중환자실 병실 우선배정 기준안 마련' 토론회에서 "중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했을 때 제한된 의료자원으로 더 많은 중환자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중환자실 입실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중환자 병상은 제한돼 있으므로 사회적으로 합의된 중환자실 입·퇴실 기준 또한 마련돼야 한다"며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는 '최고의 치료'보다 '최적의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가 속한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코로나19 환자 중에서 쇼크, 의식 저하, 급성호흡부전으로 기계환기 필요, 중환자 전문의가 중환자실 입실 판단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중환자실에 입원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회복 가능성이 지극히 낮은 환자의 중환자실 입실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중증도 및 회복 가능성을 구분하지 않고 병상을 배정하면서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학회가 언급한 회복 가능성이 낮은 환자는 ▲ 말기 장기부전 ▲ 예측 사망률 90% 이상 중증 외상·중증 화상 ▲ 대량 뇌출혈, 중증 치매 등 심각한 뇌 기능장애 ▲ 기대 여명 6개월 이하인 말기 암 ▲ 생명을 위협할만한 심한 신체질환이나 생존이 어려운 빈사 상태 ▲ 예측 생존율 20% 이하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를 칭한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서지영 차기 회장은 회복 가능성이 낮은 환자를 우선순위에서 마지막인 네 번째에 배정한 데 대해 환자를 방치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 차기 회장은 "환자를 돌보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라며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환자 치료가 이득이 되지 않는 환자까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게 하는 건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명을 살리는 의사들이 이런 말을 해야 하는 찢어지는 심정을 국민들이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제안을 포함한 중환자실 우선배정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에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은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사회적 합의와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의료윤리학회 임채만 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앞서 보고된 연구에서 중환자실 입원 환자 10% 정도는 이미 무의미한 입원으로 조사된 바 있다"며 "무의미한 중환자실 입원을 줄이면 상당한 병상을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중환자 병상 우선배정 기준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 뒤 "병원 안에 입·퇴실위원회를 설치해 논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주문했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은 "사회적 합의가 됐더라도 환자 입장에서는 생명권을 침해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며 "병상과 인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지만 환자의 권리, 치료권도 보장되는 방안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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