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목숨 달렸는데, '못 사서 안달' 수입차..'가격파괴' 폭스바겐 잡은 '안전대박' 볼보 [왜몰랐을카]
한국 진출 이후 최고 실적, 떼놓은 당상
독일차 장악 수입차시장서 존재감 강화
국내에서 볼보 차량을 사려면 3개월은 기본이고 6개월까지도 기다려야 한다. 신차 출고적체를 일으킨 차량용 반도체 대란 이전에 나왔던 말이다.
올해에는 6개월은 기본이고 1년도 기다려야 하는 볼보 차종이 늘었다. '나오면 품절'이라는 말도 생겼다.
볼보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가 장악한 수입차 시장에서 '겨울왕국' 스웨덴 출신답게 매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수입차 대중화를 기치로 내걸고 지난해부터 수입차 시장에서 가격파괴를 넘어 '가격혁명'까지 일으키고 있는 폭스바겐(1만3444대)도 잡았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등록대수 1만7615대로 4위를 기록했다. 5위 볼보는 1만2798대 등록됐다.
폭스바겐을 잡아 수입차 '톱5'에서 '톱4'로 올라선 볼보는 이제는 '톱3'를 목표로 '타도 아우디'에 들어갈 태세다.
볼보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1만대 클럽에도 가입했다. 올 1~11월에는 전년동기(1만1446대)보다 19.1% 늘면서 역대 최고 실적 달성도 눈앞에 뒀다.
3년전부터 볼보는 국내에서 가장 핫한 수입차 브랜드가 됐다. 주문하면 6개월은 기본이고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대기기간이 길지만 계약자 대부분은 참고 인내한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볼보를 선택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볼보를 '안전의 대명사'로 만든 것은 자연환경이다. 춥고 척박한 스웨덴에서는 사소한 고장이나 사고도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은 '가화만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운전자들을 사로잡았다. 안전은 '알뜰'이기도 하다. 사고를 막아 가족의 생명을 지켜주는 것은 물론 자동차 손상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볼보 플래그십 SUV인 XC90은 지난해 7월 박지윤 최동석 부부 목숨을 지켜줬다. 박지윤 부부가 탔던 볼보 XC90은 고속도로에서 역주행 트럭과 정면충돌했다. 트럭 운전자는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박지윤 씨와 그의 남편인 최동석 아나운서, 10대 딸과 아들은 모두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
당시 사고가 컸지만 박지윤 가족은 가벼운 부상에 그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볼보 XC90의 안전성이 주목받았다. 가족을 지켜주는 '패밀리 SUV'로 주목받았다.
하준맘이 탄 볼보 XC90은 사고 충격으로 뒤쪽이 심하게 찌그러졌다. 그러나 탑승자들은 무사했다.
두 사고를 통해 볼보는 '안전 대명사'가 단순히 수식어가 아니라 실력에서 뒷받침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이쯤 되면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볼보는 라인업도 친환경이다. 지난해 9월부터 가솔린·디젤 모델은 팔지 않고 있다. '탈 내연기관'이다. 현재 판매되는 차종 모두는 마일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매경닷컴이 KAIDA 등록자료를 다시 분석한 결과, 단일 트림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볼보 차종은 콤팩트 SUV인 XC40 B4 AWD로 나왔다. 올 1~11월 등록대수는 2552대다. XC40 B4 AWD는 지난 11월 렉서스 ES300h(698대)에 이어 수입차 하이브리드 2위를 기록했다.
걸 크러시(여자가 당찬 매력을 지닌 여자를 선망하는 마음) 매력을 발산하는 마마무 '화사'가 생애 첫차로 XC40을 구입한 사실이 TV프로그램 '나혼자산다'를 통해 알려진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에 시장 쟁탈전을 벌이는 S60 B5는 1779대 등록됐다.
미국에서 '사커맘'이 선호하는 SUV로 이름을 알린 XC60 B5 AWD는 1523대 등록됐다. XC60 전체 등록대수는 3031대다. 안전대박 효과를 가장 많이 누린 XC90의 전체 등록대수는 1412대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볼보는 안전에다 합리적 가격,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보증까지 결합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가 됐다"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친환경차로만 라인업을 구성해 내년 판매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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