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바지 입으려면 교장 허락 맡아야"..학생규정 인권 침해 논란

2021. 12. 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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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의 바지 착용에는 '학교장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실태조사가 발표돼 시민단체가 해당 사안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오늘(8일)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는 지난 10월 대전 지역 내 150여개의 중·고등학교의 학생생활규정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같이 대전지역 중·고등학교의 28%가 여학생의 바지 착용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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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두발 규정 남아있는 학교 다수
'학생답지 않은', '불량한' 등 모호한 표현 사용
여고생(기사내용과 무관)/사진=연합뉴스

여학생들의 바지 착용에는 '학교장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실태조사가 발표돼 시민단체가 해당 사안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오늘(8일)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는 지난 10월 대전 지역 내 150여개의 중·고등학교의 학생생활규정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의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조항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대전여고의 경우 '학생 복장 및 용의 규정 제2조'에 따르면 학생들은 바지를 입으려면 의사 소견서를 학교 측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같이 대전지역 중·고등학교의 28%가 여학생의 바지 착용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전외고는 여학생들이 착용가능한 스타킹의 색상을 살구색, 회색, 검은색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신일여고에는 '피부색, 회색, 검은색을 위주로 현란한 색깔과 무늬를 삼간다'는 조항이 존재하는 등 성차별적인 규정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대전가오고는 '불건전한 이성교제로 풍기문란하게 한 학생'을 퇴학 조치할 수 있으며 대전과학고는 남녀 학생이 만나려면 항상 개방된 장소만을 이용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같이 이성 교제와 관련된 규정이 있는 학교는 중학교의 52.3%, 공립 고등학교의 67.6%, 사립 고등학교의 53.6%로, 적지 않았습니다.

또 전체 학교의 86.7%는 학생의 두발 길이나 파마, 염색 등 두발 규제 조항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학생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학교는 중학교의 3.4%, 사립 고등학교의 3.6%, 공립 고등학교의 17.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서대전여고는 '징계 학생의 명단을 필요에 따라 게시물을 이용해 전교생에게 공고함으로써 예방하도록 한다' 등의 규정으로 학생의 개인정보를 침해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학생을 대상으로 체벌하는 것이 전면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대신고는 '체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 교육의 방법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 등의 불법적인 조항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또, 체벌이 없는 대신 시내 학교의 86.7%가 상벌점제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된 것은 교사와 학생 사이 객관적인 기준을 대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면 학생들을 과하게 제재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대전대화중은 친구를 다치게 한 학생은 벌점 3점을 부과하지만 교직원에게 욕설 등의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경우 벌점 40점을 부과합니다. 대전이문고는 교사에게 대들거나 비하하는 발언을 전면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또 규정에 '성행이 불량한', '불미스러운', '학생답지 못한' 등의 애매하고 불명확한 표현을 사용한 학교가 72.7%에 달하는 점도 지적사항으로 꼽혔습니다.

정은정 대전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은 "버릇없는 행동의 수위는 교사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고 당시의 감정 상태에 따라 변할 수 있어 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경기도교육청과 경남도교육청도 각각 2014년과 2018년 상벌점제를 폐지한 바 있다"면서 "상벌점제의 교육적 효과가 없다는 연구 보고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불공정성과 교사와 학생 간 불신 초래 등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만큼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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