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지켜보겠다" 정은보 한마디에..줄줄이 예금 인상

황병서 2021. 12. 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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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銀, 9일 일부 파킹통장 0.5%포인트 인상
카카오뱅크, 전날 예·적금0.4%포인트 인상
연말 만기 도래 자금 유치 및 내년도 대출 실탄 확보
시중은행들도 인상..예대율 차이 비난 여론 의식도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예금 금리를 0.4%포인트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대형저축은행인 OK저축은행도 일부 상품의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앞서 토스뱅크가 2% 예금상품을 내놨고, 저축은행들도 2~3%대 특판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등 연말 만기예금 자금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내년도 대출 재개를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기도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도 예금 금리는 ‘찔금’, 대출 금리는 ‘큰 폭’으로 올려 예대금리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은 여신금융업계 CEO들과의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예대금리차가 과도하게 벌어지는 것은 금융소비자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며 “점검 결과 (금리차 확대가) 타당한지 여부를 판단해서 감독당국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예대금리차를 좁히지 않으면 개입하겠다며 금융권을 압박한 것이다.

카카오 뱅크와 OK저축은행이 같은 날 금리를 올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 일환으로 풀이된다. 당장 OK저축은행은 오는 9일부터 OK파킹대박통장과 OKe-파킹대박통장의 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한다. 5억원 이하의 경우 1.5%에서 2.0%로, 5억원 초과는 1.0%에서 1.5%로 변경한다. 여기에 시중은행·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 오픈뱅킹에 계좌를 등록하면 연 0.2%포인트를 추가로 얹어줘 최대 2.2%의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다.

앞서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 3일 ‘뱅뱅뱅 정기예금’과 ‘크크크 정기예금’ 금리를 연 2.61%에서 연 2.7% 올렸다. 두 저축은행은 6개월만 맡겨도 최고 연 2.41%의 금리를 주는데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중소 규모의 모아저축은행도 지난달 연 3% 금리를 제공하며 500억원 한도의 ‘모아 삼프로 특판 정기예금’ 판매를 진행한 바 있다.

앞서 토스뱅크는 ‘조건 없는 2% 예금 통장’을 선보였다. 지난 9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수신고객 유치를 위해 2% 예금 상품을 선보이며 금융 이용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특히 해당 통장은 그간의 금융사들이 각종 조건을 달며 우대금리를 제공한 것과 달리 아무런 조건 없이 2%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토스뱅크 다음달 5일부터 1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2.0%에서 0.1%로 낮추기로 해 이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같은 수신 금리 경쟁에 카카오뱅크도 전날 예·적금 기본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하며 이날 신규 가입부터 적용키로 했다. 만기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0.3%포인트 오른 연 1.8%, 자유적금은 연 1.6%에서 연 1.9%로 오른다. 자유적금의 경우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우대금리 적용 시 1년 만기 자유적금 금리는 연 2.1%가 된다.

은행들이 앞다퉈 수신금리를 올리는 것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높인 데 이어 내년 상반기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서다.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 가입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내년도 대출 재개를 앞두고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포함됐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연말 시즌에 예·적금 만기가 많아 금융 시장에 붕 뜬 자금들이 있는데,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한 경쟁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내년도 기업대출 등을 생각하면 수신액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SC제일은행은 이달 말까지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에게 2.1% 특별금리를 제공한다. 전북은행도 창립 52주년 기념 정기예금 특판을 실시했다. 이번 정기예금 특판은 우대금리 0.6%포인트에 비대면 채널 가입 등의 우대금리 0.1%포인트 등을 더해 최대 2.0%를 받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가장 크지만 시중은행들도 대출 금리만 대폭 올려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고 있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수신 금리를 인상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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