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도사·달인이 외쳤다 "70대가 제일 신나"
'고도달TV' 운영진 3인방
고교·대학 함께 다닌 '할배'들
"또래 대상 유튜브 해보자"
키오스크 사용·손주와 놀기 등
생활밀착형 콘텐츠로 차별화
"평생 배운것 남위해 써먹어야"
사연의 주인공은 유튜브 채널 '고도달TV'를 운영하는 '고수' 최종찬 씨(71), '도사' 유시탁 씨(72), '달인' 정상곤 씨(72)다. 이들은 1968년 서울 경복고를 졸업하고 같은 해 전원 서울대 상과대학에 입학하며 맺은 친구 관계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사회 진출 후 각자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으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최씨는 김대중정부 시절인 2002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역임하고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3년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일했다. 유씨는 약 20년 동안 미국계 산업용 장비 생산업체 파카코리아의 한국총괄사장직을 맡았다. 정씨는 일본의 교육전문기업 베네세의 한국지사인 베네세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주변에 도움이 되는 노년'이라는 목표에 의기투합한 '고도달' 3인방은 그 수단으로 유튜브에 주목했다. 이들은 "실버세대는 급증하는데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이 없었다"며 "정치에 편중돼 확증편향에 빠지게 만드는 유튜브 채널 대신 사회에 미약하나마 선한 영향력을 전하길 바랐다"고 밝혔다. 왜 하필 고수, 도사, 달인일까. 이들은 "사람이 70년을 살면 어느 영역에서건 삶의 정수를 느끼게 된다. 방송 중에 편하게 부르기에도 괜찮아 제비뽑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고도달'의 방송 콘텐츠는 생활밀착형이다. 지난 7월 첫 동영상을 올리기 전부터 약 6개월 동안 고연령층이 일상생활에서 고민하고 불편을 겪었을 만한 소재 60여 가지를 고민해 정리했다. 작동법이 복잡해 노인들에겐 진입장벽이 높은 키오스크 사용법부터 건강검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기, 추억의 먹거리, 자녀·손주들과 잘 지내기 등 같은 시대를 사는 동년배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소재들이다. 이들은 "한 번 모이면 3주치인 세 번 올릴 방송분을 준비한다"며 "현역 시절 본인이 어떤 일을 했는지와 무관하게 나이가 들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만한 소재를 함께 풀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지난달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주최하고 매일경제TV가 후원한 '2021 제1회 시니어유튜버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들은 "마감 전날 대회가 있다는 걸 알고 부랴부랴 응모했다"며 "혹시라도 있을 '전관예우' 논란을 고려해 프로필 관련 정보는 아무것도 기재하지 않았다"고 뿌듯해했다.
방송의 활력은 각자의 일상생활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가족들은 평생 안 하던 짓을 한다며 핀잔을 주다가도 용기에 감탄했다고 한다. 또 초등학교 1학년생 손주는 할아버지를 보면 '고도달 씨 왔다'며 반가워한다."
'고도달' 3인방의 가장 큰 목표는 꾸준하게 방송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한국 사회는 남녀노소로 갈라져 갈등이 심하다"며 "방송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듣고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다 보니 소통이 갈등 해소의 씨앗이라는 점을 새삼 느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 "우리 방송을 본 시니어들이 긴 세월 동안 쌓은 자신의 역량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촉매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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