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신도시 입주 예정자들 "길바닥에 나앉게 됐다"
내년 6~9월 입주 앞두고
1984가구 분양자들 발동동
◆ 소송전 번진 왕릉 앞 아파트 ◆
인천 검단신도시 대광로제비앙 입주 예정자 A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밤잠을 설친다. 올여름 처음 공사 중단 명령이 나왔을 때만 해도 연말 이전에는 어떻게든 해결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아파트 철거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나선 데다, 결국 건설사와 문화재청 간 소송전이 불가피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해당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집단행동까지 나섰다. 비대위는 지난달 28일 검단신도시 건설 현장에서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30일에는 서울 종로구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청사 앞에서 문화재청을 규탄하는 침묵시위도 벌였다.
집회 당시 입주 예정자들은 "문화재청, 인천도시공사, 인천 서구청, 건설사의 안일하고 성급한 행동으로 국가 주택공급정책에 호응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1984가구 입주민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문화재청의 건축 불허로 철거 가능성까지 제기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는 3개 건설사 3400여 가구 규모로, 44동 가운데 19개 동이다. 이 중 대광이엔씨가 시행하는 대광로제비앙 아파트 9개 동(735가구) 전부와 금성백조의 예미지트리플에듀 14개 동 중 3개 동(244가구) 공사는 앞서 중단됐다. 대방건설의 21개 동 중 8개 동(1005가구)도 문화재청의 공사 중단 명령을 받았으나 법원 결정에 따라 공사가 재개된 상태다.
김포 장릉과 왕릉 뷰에 문제가 되지 않는 아파트 동까지 입주 지연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화재청이 문제가 되는 동에 대한 '철거 명령'을 내놓는 등 강수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철거로 인한 안전과 소음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 동에 대한 부분 입주도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택지개발 이후 실제 건축 행위가 이뤄지는 수년 동안 문화재 규정이 바뀌면서 허가를 받았다고도, 받지 않았다고 할 수 없는 이상한 상황이 됐는데, 수분양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광로제비앙 입주 예정자 B씨는 "상황이 언제쯤 정리된다는 기약이 있어야 대책을 세울 텐데 건설사도, 문화재청도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내 집 한 칸 마련해 이제는 집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겠다고 좋아했는데, 불확실성에 피가 마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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