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사양' 술집, 부산대 앞에 등장..입장했으면 조용히 먹고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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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 대학가에 위치한 술집이 정규직 교수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 교수존(No Professor Zone)'을 운영해 이슈가 되고 있다.
부산대 대학원을 졸업한 장모씨(30대)는 "대학원생은 교수님께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굉장히 공감이 갔다"며 "'노 키즈존'은 약자를 배제하는 쪽이라면, '노 교수존'은 강자를 배제하는 쪽이라 신선했다. '노 교수존'을 운영하는 게 재밌어서 대학원 동기들과 조만간 이 술집을 방문하기로 약속을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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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 배제 역발상 재밌다" vs "역차별이다" 다양한 반응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부산 한 대학가에 위치한 술집이 정규직 교수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 교수존(No Professor Zone)’을 운영해 이슈가 되고 있다.
술집 사장 A씨는 ‘내가 낸데’라며 불합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이 안내문을 붙인 계기를 밝혔다.
8일 오후 부산대학교 인근 한 술집 앞.
술집 출입구에는 ‘No Professor Zone’이라는 큼지막한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대단히 죄송합니다. 부산대학교 정규직 교수님들은 출입을 삼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혹시 입장하신다면 절대 스스로, 큰 소리로 신분을 밝히지 않길 부탁드립니다’는 공지가 적혀 있었다.
A씨는 올해 11월 초에 이 안내문을 붙이고 ‘노 교수존’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1년 반 정도 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3명의 진상손님을 겪었는데, 모두 부산대 교수였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60대 정도로 보이는 손님 두분이 오셔서 칵테일을 드시고 계산을 하는데 칩이 손상돼 카드 결제가 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며 “다른 결제수단을 요청하니 ‘내가 부산대 교수인데, 이 카드에 4500만원 들어있는데 왜 안돼’라고 호통을 쳤다”고 말했다.
‘정규직 교수’로 제한한 것에 대해서는 “부산대를 대표하는 강자가 정규직 교수라고 생각했다”며 “적어도 우리 가게에서는 ‘강자’라고 티내는 것은 안된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주 고객층인 대학원생들이 가게를 편하게 방문해서 고충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던 취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노 교수존’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슈가 되면서 A씨는 한 중년 남성으로부터 ‘거기가 노 교수존 술집이 맞냐’는 전화도 받았다고 전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시민이오’라고 말하고 끊었다는 에피소드다.
A씨는 “당분간 ‘노 교수존’을 계속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정규직 교수인지 아닌지 따로 확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기 신분을 큰 소리로 밝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대 학내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산대 대학원을 졸업한 장모씨(30대)는 “대학원생은 교수님께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굉장히 공감이 갔다”며 “’노 키즈존’은 약자를 배제하는 쪽이라면, ‘노 교수존’은 강자를 배제하는 쪽이라 신선했다. ‘노 교수존’을 운영하는 게 재밌어서 대학원 동기들과 조만간 이 술집을 방문하기로 약속을 잡았다”고 말했다.
부산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SNS에서 봤는데 우리 학교였냐’, ‘역차별이네’, ‘저러면 더 가고 싶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부산대학교 교수회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아직까지 따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oojin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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