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진료소 앞 새까만 대기 줄 "얼마나 기다려요"..확진자 7천명 돌파

김지현 기자, 홍효진 기자 2021. 12. 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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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광장 임시선별진료소 앞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회사에다 양해 구하고 일찍 나왔습니다."

코로나19(COVID-19) 확진자수가 7000명대를 넘어선 8일 오전 11시10분 서울광장 임시선별진료소 앞. 두터운 점퍼를 입은 채 40분 넘게 순서를 기다리던 30대 이모씨는 거듭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했다. 이씨는 "어젯밤부터 기침이 많이 나서 불안한 마음에 검사를 받으러왔다"며 "오전부터 이렇게 줄이 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날 서울광장 임시선별진료소 앞은 오전 10시 10분쯤부터 진료소 밖으로 약 100여명이 대기하는 등 긴 줄이 형성됐다. 추운 날씨에 시민들은 롱패딩 등 두터운 외투를 입고 검사차례를 기다렸다. 일부 시민들은 검사를 받으러 왔다 "어떡하냐", "얼마나 기다려야 되느냐" 한숨을 쉬기도 했고 몇몇 시민은 검사를 받으러 왔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늘어선 검사 줄…"불안해 검사"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앞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 인근에서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같은 날 오전 9시 20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앞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도 이른 시간부터 검사를 받기 위한 시민들로 몰렸다. 약 80명이던 대기 인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었다.

서울의 한 일선 경찰서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A씨는 "확진자가 나왔거나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고 서장님 지시로 동료들과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A씨는 "7000명대를 돌파한 상황이니 불안하다"며 "주변에서 약속을 취소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했다.

사무실 같은 층에서 확진자가 나와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문자를 받고 진료소에 들렀다는 70대 B씨는 "9시 좀 넘어 와서 40분 정도 기다리고 있다"며 "검사를 받은 뒤엔 재택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순서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이 '1m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울광장 진료소 앞에선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함께 검사를 받으러 온 일부 시민들은 자신들끼리 지루한 대기시간을 이기려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오전 11시쯤 인근을 지나가던 40대 임모씨는 "여기서(진료소) 양성판정을 받는 시민들도 있을 텐데 되레 음성판정을 받은 시민들이 같이 있다 코로나에 걸리는 것 아니냐"고 했다.

"오전 끝났다"에도 대기…늦게까지 진료하는 곳 찾기도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 임시선별진료소 모습 /사진=김지현 기자

오전 진료가 끝났다는 검사소 직원의 말에도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검사를 기다렸다. 오전 11시35쯤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 앞 임시선별진료소 한 직원이 안내판을 들고 "오후 진료가 시작되는 2시부터 줄을 서 달라"고 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자기차례를 기다렸다.

60대 C씨는 "다시 열면 바로 검사를 받으려고 줄을 서 있다"며 "3시에 약속이 있어 빨리 받고 가봐야 한다"고 초조하게 말했다. C씨 외에도 10여명의 시민들이 기다리자 직원은 다시 한 번 "밤 9시까지 운영한다"며 "늦게 검사 받아도 결과는 다음날 오전 10시~오후 12시 사이에 똑같이 나오니 다시 와서 대기해달라"고 했지만 되레 일부 시민들은 줄에 합류했다.

오후 12시~1시 휴게시간을 갖는 서울 강남구 강남역 앞 임시선별진료소에선 한 중년 남성이 접수가 끝났다는 말에도 진료소 안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를 당했다. 검사소 직원은 "대기 중인 인원만 150~200명이 되기 때문에 미리 마감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오전에 400~500명 정도 접수를 받고 하루엔 약 1000명 정도 진료를 본다"고 상황을 전했다.

오후 진료에는 오전 진료보다 줄이 더 길어졌다. 강남역 임시선별진료소는 천막 밖으로 150여명이 줄을 섰고, 서울역광장 진료소 앞도 오후 2시쯤 130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들었다.

이처럼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며 사람이 적은 진료소를 검색해보거나 늦게까지 운영하는 진료소를 찾으려는 이들도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 인근 임시선별진료소에 들렀다는 한 시민은 "5시까지라 더 기다려도 검사를 못 받을 거라고 해서 밤까지 하는 신촌기차역 검사소를 찾았다"며 "번호표를 주고 6시부터 다시 줄을 서라고 해서 기다렸다가 검사를 받았는데 주차비만 만원 넘게 나왔다"고 했다.

추위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역광장에 검사를 받으러 온 60대 D씨는 "1시간째 대기 중인데 뼈가 다 시리다"며 "날은 더 추워질 거고 확진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불안할 때마다 대기하고 검사 받아야 하는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전날 4954명보다 2221명이 증가한 7175명을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가 70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중증 환자도 첫 800명대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2명이 늘어 누적 38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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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flow@mt.co.kr,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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