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한국GM도 '강성 노조'..커지는 '파업 리스크'(종합)

권혜정 기자 2021. 12. 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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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강성 노조' 맞게 된 현대차..안현호 후보 최종 당선
한국GM, 차기 지부장에 김준오 후보..완성차 노조 전반에 '강성' 흐름
안현호 차기 현대차 노조위원장. © 뉴스1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현대자동차에서 2년 만에 강성노조가 선출된 데 이어 한국GM 노조 차기 지부장에도 '강성' 인물이 선출되면서 완성차 업계에 긴장이 커지고 있다.

파업 리스크가 커지는 한편 내년에 있을 완성차 업계 임단협을 두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한 '9대 현대차 노조 임원선거 2차 투표'에서 2만2101표(53.3%)의 지지로 안현호 후보가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됐다. 안 후보를 필두로 새롭게 구성되는 집행부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 동안 현대차 노조를 이끌게 된다.

이번 투표를 통해 현대차 노조는 2년 만에 다시 '강성' 노조를 집행부로 맞게 됐다. 금속연대 출신인 안 후보는 1998년 정리해고 투쟁 당시 현대정공노조 위원장으로 현대차 노조와 연대 총파업을 이끈 인물이다. 지난 2007년에는 현대차 성과급 관련 시무식 난동 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하는 등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된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 식사 시간 1시간 유급화, 정년 연장, 일반직과 여성 조합원 처우 개선, 4차 산업혁명 고용 대책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같은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현 노조 지부장인 이상수 지부장과는 다른 흐름의 노사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온건·실리 주의로 평가 받은 이상수 지부장은 재임 기간 파업은 자제하면서도 파업 쟁의권 확보를 무기로 사측에 노조의 의사를 피력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전임 노조 집행부 시절인 2019년을 포함해 올해까지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과정에서 일부 강성 노조원으로부터의 반발이 나왔다. 이번 선거 결과도 일부 강성층이 안 후보를 지지하면서 당선될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이상수 지부장은 1차 선거에서 19%의 득표율에 그치며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내년부터 현대차 노조를 이끌 새로운 집행부는 기본급 인상과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등의 공약을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무기로 삼아 사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현대차는 강성 노조 집행부가 노조를 이끈 2012~2018년 7년 연속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현대차는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이슈에 '노조 리스크'까지 떠안으며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환도 노조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는 앞서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에 나서는 등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약 8조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4차 산업을 빙자한 외주화, 자동차 물량 이관이라는 고용 불안 요소를 척결하겠다"며 강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노사간의 갈등이 예상된다.

(자료사진) © News1 정진욱 기자

같은 날 차기 지부장 당선 소식을 밝힌 한국GM 노조에서도 '강성'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 7, 8일 이틀 동안 한국GM 노조 조합원 7627명을 상대로 진행된 '제27대 한국GM 임원후보 결선투표' 결과 김준오 후보가 56.7%의 득표율로 민기 후보(41.9%)를 누르고 차기 한국GM 노조 지부장에 당선됐다.

새롭게 한국GM 노조를 이끌게 된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Δ부평1공장 트레일블레이저 단종 이후 신차 배정 Δ부평2공장 1교대 유지 Δ전기차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가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물인 만큼 향후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파업 등을 무기로 삼아 강하게 사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현재 부평2공장의 경우 내년 중순 말리부와 트랙스가 단종되면 추가 생산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부평2공장의 신차 배정 문제 등을 두고 노사가 첨예한 갈등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에서 한국GM 노조로 이어진 강성 흐름은 향후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번질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 노조 역시 '강성'으로 분류되는 집행부가 이끌고 있다.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르노삼성차 기업별노조가 만들어지기 전인 2011년 9월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 설립을 주도, 초대 지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 선거에서의 핵심 공약도 '금속노조로의 조직전환'이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 노조위원장 가운데 가장 '강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현재 강성노조가 집권하고 있는 기아의 경우 16~17일 1차 투표를 거쳐 연말까지 차기 지부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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